[한경에세이] 회사주선 미팅 .. 홍성일 <한국투자신탁증권 사장>
입력
수정
hongsi@kitc.co.kr
5월을 흔히 '계절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푸르름이 더해가는 숲과 들,온갖 향기 나는 꽃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도 더불어 설레기 쉬운 계절이다.
하물며 하루종일 사무실과 영업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미혼의 선남선녀들 마음이야 어떠하겠는가.
연인이 있는 사람은 몰라도 아직 제대로 이성 친구를 만나지 못한 젊은이들에게는 5월이 바로 잔인한 달일 수도 있겠다.
이에 착안,필자의 회사에서는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미혼 사원들을 위한 단체 미팅을 주선한 적이 있다.
희망자 접수를 받아보니 남자직원 28명과 여자직원 44명이 지원,예상밖의 신청률을 기록했다.
특히 여직원들의 호응이 높아 흥미롭다.
지난 4일 남자 직원들의 단체맞선이 이뤄졌고 그 중 12커플이나 맺어졌다고 한다.
오는 6월11일에는 여직원들이 단체 맞선을 볼 예정이다.
물론 커플로 맺어졌다 해서 모두 결혼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자신의 미래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볼 계기를 마련해준 것 같아 흐뭇하다.
사실 이러한 단체 미팅 주선의 배경에는 직원들에게 보다 일에 더 전념하라는 취지가 깔려 있다.
결코 회사는 밑지는 장사를 하지 않는다.
잠시나마 이성 친구를 만나 저녁도 함께 먹고 게임도 하는 등 프로그램에 따라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면 그것으로 이미 소정의 목적은 달성된 것이다.
긴장을 풀고 에너지 재충전의 기회를 가짐으로써 업무의 능률향상을 꾀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 것이다.
개인의 경쟁력이 조직의 경쟁력인 시대다.
과거 일본의 노무라증권에서도 급격한 사세 확장기를 거치다보니 노총각 노처녀들이 많아져 회사에서 나서 커플을 맺어준 사례가 있었다.
직장인들은 나를 존중해주고 개인생활을 지켜주는 직장을 원할 것이다.
요즘은 과거와 달리 CC라 하여 많은 사내 커플(Company Couple)들이 앞장서 당당하게 회사의 생산성을 높여가는 것도 이러한 이유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오늘의 탄생화는 백합이라고 한다.
백합은 순수하고 깨끗한 사랑을 상징하는 꽃말을 갖고 있다.
젊은 청춘남녀의 사랑이 백합처럼 희고 아름답게 꽃펴 새로운 에너지로 발산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