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D-30'] (2) 텃밭 무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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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역시 기존 지역선거의 전철을 밟을 확률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6개월 뒤 치러질 대통령선거의 전초전 성격이 짙어 각 정당은 서로 '텃밭지키기'와 '교두보 확보'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영남권에선 민주당이,충청권에선 한나라당이 각각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텃밭허물기'에 성공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영남권=부산과 울산이 최대 접전지역이다.
특히 울산시장 선거의 경우 민주노동당 송철호 후보와 한나라당 후보인 박맹우 전 울산시 건설교통국장이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13일 울산 종하체육관에서 열린 지방선거 필승결의대회에서 "울산시장 선거 결과에 정권교체여부가 달려있다"고 전제하고 "지방선거 승리를 발판으로 정권교체를 이루자"며 울산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로 내정된 한이헌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아직은 보수적인 부산민심에 제대로 다가서지 못한 모습이다.
최근 지역신문의 여론조사에서도 한 후보는 15.0%의 지지율을 획득,49.4%를 얻은 한나라당 안상영 후보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노무현 후보가 부산을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삼고 진두지휘를 할 예정이어서 승부를 예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경남지사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김혁규 현 지사가 3선에 도전하고 있다.
13일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김두관 전 남해군수에게는 버거운 상대가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충청권=충북지사 선거를 놓고 자민련과 한나라당 사이에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자민련에서 이적해온 한나라당 후보 이원종 충북지사가 초반 기세싸움에서 자민련 구천서 전 의원에 약간 앞서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번 승부의 열쇠는 자민련-민주당간 연대여부와 밀도다.
이미 김종필 자민련총재는 민주당 한화갑 대표에게 "충북지사 후보를 밀어주면 민주당의 청주 충주시장 후보를 밀겠다"며 속내를 내보인 바 있다.
대전시장 선거에서도 자민련 홍선기 현 시장이 한나라당 염홍철 전 한밭대 총장의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
충남지사 선거에선 3선에 도전하는 자민련 심대평 현 지사에 맞서 한나라당 박태권 전 지사가 출사표를 냈지만 역부족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민주당은 충남·북 도지사 선거에서 후보난으로 사실상 독자출마를 포기한 상태다.
자민련을 도와줌으로써 한나라당을 물리치는 이른바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여기에는 물론 느슨한 민-자 공조가 12월 대선에서는 공고한 동맹관계로까지 발전하기를 바라는 민주당측의 계산이 깔려있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 자민련 인사의 한나라당 입당설과 대전출신 한나라당 의원의 민주당 영입설이 함께 나돌고 있어 의외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호남권=경선후유증으로 시달리는 광주시장 선거가 주목된다.
고재유 현 시장이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이정일 전 광주 서구청장과의 경선 결과에 불복,무소속으로 출마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정동년 전 남구청장과 정호선 전 의원,민주노동당 박종현 광산지구당 위원장 등의 도전도 변수가 되고 있다.
전남·북 도지사 선거의 경우 지역특성상 민주당 후보의 강세가 예상된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의 탈당과 함께 호남 유권자들의 민주당 지지성향이 변하고 있어 주목된다.
기초단체장과 기초의회 선거에서는 무소속 후보가 30∼40%까지 차지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병일·울산=김동욱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