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보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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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뷰티(beauty)산업의 부상과 성공 전략'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뷰티산업' 시장 규모가 지난해말 현재 26조4천억원이라고 발표했다.
화장품(5조5천억원)과 다이어트(1조원) 미용성형(5천억원) 시장만 7조원에 이르고 특히 노화방지 관련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 내용을 빌릴 것도 없이 젊고 아름답게 보이려는 노력은 연령과 성별을 초월한다.
최근 국내에서 일고 있는 보톡스(Botox)열풍은 그 대표적인 예다.
보톡스는 부패한 통조림에서 생기는 독소인 보툴리누스를 정제한 근육수축제다.
89년 미국 FDA가 사시와 눈이 저절로 감기는 희귀질환 치료제로 승인하면서 쓰이기 시작한 뒤 주름제거용으로 확산됐다.
미국에선 2000년 이미 보톡스요법이 성형시술의 19.1%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됐고 국내에서도 90년대말부터 일부 성형외과와 피부과에서 나이를 없애주는 '신비의 요법'으로 처치됐다.
여기에 FDA가 지난 4월 미용 목적으로도 쓸 수 있다고 공인하자 일부 여성들이 보톡스계까지 만들 정도라고 한다.
보톡스 요법이 인기를 끄는 건 칼도 안대고 10분이면 끝나는 데다 시술 즉시 화장하고 술도 마실 수 있는 등 간편하기 때문이다.
만약의 경우 4∼6개월이면 원래대로 돌아간다는 것도 쉽게 선택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미다스의 손만은 아니라는 보고도 나온다.
이마와 눈가등 동적(動的)인 주름을 없애는 데는 탁월하지만 코 옆 등 정적(靜的)인 주름엔 효과가 적다는 것이다.
간혹 멍이나 두통을 일으키는가 하면 눈썹이 치켜지지 않아 무표정해지거나 눈웃음이 없어져 사납게 보일 수도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얼굴이 처지는 느낌을 준다는 지적도 있다.
보톡스주사는 성형의 역사를 바꿀 혁명품으로 불리지만 시각은 상반된다.
주름은 연륜의 상징인데 억지로 없애는 건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쪽과 자신감을 얻는다면 괜찮다는 쪽이 그것이다.
뭐라고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인상이나 분위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하는 만큼 잘 생각해서 결정할 일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