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 연중 최저치, "달러/엔 하락여부 주목"

환율이 사흘째 하락,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섰다. 달러/엔 환율의 하락에 연동된 가운데 뚜렷한 모멘텀은 제시되지 않았으며 '전약후강'의 장세가 이뤄졌다. 외국인의 주식순매도가 사흘째 이어지고 급락한 레벨에 대한 경계감이 추가 하락을 제한했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2.60원 내린 1,277.40원에 마감, 종가기준으로 연중 최저치이자 지난해 12월 13일 1,274.60원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환율은 엔 강세와 NDF환율의 1,270원대 진입의 영향으로 개장초 1,273원까지 급락한 뒤 레벨 경계감과 추가 물량공급의 부진 등으로 서서히 되올랐다. 국책은행의 매수세가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달러/엔과의 연동성은 차츰 느슨해졌으며 기준율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해 네고물량보다는 결제수요나 역송금수요가 강화됐다. 역외세력은 매수와 매도를 번갈아 했다. ◆ 시장은 밤새 달러/엔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바닥 확인 과정은 여전히 진행중이나 1,270원대에서 물량 공급이 줄어든 점으로 미뤄 일단 경계감이 강화되고 있다. 추가 하락을 위해서는 물량 공급이 필요한 상황.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일부에서 달러매도(숏)플레이에 적극 나서다가 정유사 결제, 역송금수요 등이 유입되며 달러되사기(숏커버)를 이끌어낸 거 같다"며 "포지션이 썩 부족하지는 않지만 기준율보다 낮다보니 물량공급이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은 무디스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이나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이 크게 먹히지 않고 있다"며 "내일은 1,270원대를 주무대로 1,273∼1,280원에서 거래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추가 하락을 위해서는 물량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국책은행이 실수를 기반으로 깔고 달러매수(롱)플레이에 나선 감이 있다"며 "시장 심리는 그러나 '1,280원을 넘어서면 무조건 팔아야 한다'는 심리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또 "차트가 꺾어져서 매도심리는 약간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밤새 달러/엔의 움직임이 관건이며 내일은 1,274∼1,280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 달러/엔 127대 등락, 외인 주식 순매도 = 달러/엔 환율은 지난주 말 뉴욕에서의 하락 흐름이 연장됐다. 지난주 말 달러/엔은 뉴욕 증시 약세와 미국 경제회복 속도에 대한 우려감으로 127.66엔으로 하락했으며 이날 손절매도가 가세, 한때 127.14엔까지 내려선 데 이어 오후 4시 46분 현재 127.36엔을 기록중이다. 무디스의 일본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이 달러/엔의 추가 하락을 제한했으나 시장은 이미 이를 반영했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238억원, 255억원의 매도우위를 가리켰다. 사흘째 주식순매도에 나서고 있으나 심리적으로나 실제 수급상 환율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았다. 오후장에서 그동안 축적된 역송금수요가 일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재정경제부 고위당국자의 '달러 약세의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 표명이 오후장에서 추가 하락을 제한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지난 금요일보다 6원이나 낮은 1,274원에 한 주를 연 환율은 개장직후 1,273.50원으로 내린 뒤 1,274.80원으로 되올랐다. 그러나 달러/엔의 추가 하락으로 환율은 9시 51분경 이날 저점인 1,273원까지 흘러 올 들어 장중 최저치이자 지난해 12월 13일 1,271.80원까지 내려선 뒤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환율은 1,273.10∼1,274.40원 범위에서 맴돈 끝에 1,274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낮은 1,273.8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1,273.70원으로 내려선 뒤 조금씩 레벨을 높여 2시 2분경 1,274.80원까지 반등했다. 한동안 1,274원선에서 맴돌던 환율은 역송금, 결제수요 유입 등으로 추가 반등, 4시 17분경 이날 고점인 1,277.70원까지 올라선 뒤 대체로 1,277원선을 거닐었다. 이날 장중 고점은 1,277.70원이며 저점은 1,273.00원을 기록, 장중 4.70원이 이동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0억1,61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5억2,6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2억190달러, 3억5,500만달러가 거래됐다. 14일 기준환율은 1,274.7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