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인 책꽂이] '변화.혁신 시대엔 소유 자체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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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비평가 제러미 리프킨은 그의 저서 소유의 종말(The Age of Access)에서 현대문명을 설명하고 미래를 예측하는데 가장 중요한 문명의 코드로 '접속'(Access)을 제시하고 있다.
리프킨은 '접속'을 통해 세계 경제의 거시적 흐름을 조망하고 사회 문화 과학 등 복잡한 세계 현상을 일관되고 명쾌하게 해석했다.
탈근대 사회에서 현대인들의 패턴은 항구적으로 소유하기 보다 일시적으로 접속하려고 한다.
산업자본주의 코드는 소유였다.
기업의 성공과 실패도 기업이 무엇을 얼마나 소유했는가에 따라 평가됐다.
그러나 과학 문명은 자본주의의 모습을 바꾸어 놓고 있다.
변화와 혁신의 시대에 소유에 집착하는 것은 불리할 뿐이다.
이제 기업은 소유에 따르는 비용과 책임을 부담스러워하기에 이르렀다.
소유하기보다는 빌려쓰는 것이 더 효과적임을 알게 됐다.
리스와 아웃소싱산업이 번창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리프킨은 변화와 혁신이 빠르게 이뤄지는 시대에 소유에 집착하는 것은 여러모로 불리하다고 주장한다.
사실 기업활동을 통해 이루어지는 이익은 이제 물적자본에서 나오지 않고 조직원의 상상력과 창조력에서 나온다.
그렇다고 소유 자체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소유는 개념이 바뀌었을 뿐 여전히 중요하다.
과거 기업들이 물적 소유에 집착했다면 현재 기업들은 자본주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소유물인 '브랜드 이미지' '지적자산' 등과 같은 무형의 소유에 집착해야 할 것이다.
인류는 디지털이란 경계선을 중심으로 극명하게 두 부류로 나뉘고 있다.
탈근대 사회에서 사람을 가르는 선은 '접속'이라고 리프킨은 해석한다.
가진 것 없고 기댈 곳 없는 사람은 '접속'의 시대에도 낙오된다고 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혁명,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새로운 글로벌 경제 체제로 기업환경이 빠르게 변화할 때 어느 것에 가치를 두고 미래를 대처할 것인가에 따라 기업의 생존은 좌우될 것이다.
이 책은 복잡한 사회현상을 분석하고 예측하여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유용한 지침서임에 틀림없다.
오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