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동 전문기자의 '유통 나들목'] 만만찮은 中유통시장

중국이 지난해 12월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래 유통 황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정부가 WTO에 제출한 일정에 따라 2004년 말까지 도소매업을 원칙적으로 자유화하기 때문이다. 유통시장이 개방되면 외국기업들은 지역,점포수,출자비율에 제한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영업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중국에는 월마트 까르푸 메트로 자스코 등 전세계 소매업계 상위 50개 업체 중 70%가 진출,5백개 이상의 점포를 냈다. 중국 소비재 소매시장은 연안 대도시를 중심으로 지난 10년간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소비재 소매 총액은 3조7천5백95억위안(약 5백63조9천2백50억원),성장률은 10.1%에 달했다. 한국 소매시장의 5배를 웃도는 거대 시장이다. 현재 토종기업인 상하이롄화가 슈퍼마켓 1천호점을 돌파하며 매출액 1위를 달리고 있고 그 뒤를 구미계열 대형 할인점인 까르푸와 월마트가 추격하고 있다. 최근 방한한 왕야오 중국공상연합회 부비서장은 "앞으로 5년 안에 주요 업태별 시장점유율은 슈퍼마켓 15%,하이퍼마켓 15%,백화점 10% 정도로 예상돼 외자기업이 중국 소매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일본 유통기업들은 90년대 초 일찌감치 중국에 진출했지만 지금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992년 맨 먼저 상하이에 백화점을 냈던 야오한은 도산,철수했고 세이유는 중국 파트너에 슈퍼체인점을 넘겼다. 일본 기업이 해외에 진출한 뒤 문을 닫은 1백65개의 슈퍼마켓 중 27%인 45개가 중국에 몰려 있다. 고야마 슈조 일본 세이부문리대 교수는 실패의 원인을 △고가의 임대료 △부적절한 진출 시기 △입지선정 미숙 △시장 이해부족 등으로 요약한다. 중국내 점포 확대와 진출을 추진하는 신세계와 롯데도 일본 기업들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