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진출, 곧 구체화됩니다" .. 김귀열 슈페리어 회장

여야의 대통령선거 후보로 확정된 두 사람 못지않게 요즘 축하인사를 받느라 눈코 뜰 새 없는 사람이 있다. 프로골퍼 최경주의 메인스폰서인 (주)슈페리어 김귀열 회장(60)이 그 주인공. 김 회장은 슈페리어의 창업자이면서 동시에 최경주의 오늘을 있게 한 '일등 공신'이라 할 수 있다. "지난 78년 국내 최초의 골프의류 브랜드인 '슈페리어'를 출시해 골프와 인연을 맺었습니다.골프패션 전문기업으로서 사회에 기여하자는 차원에서 골퍼 후원을 물색하던중 최경주와 인연이 닿았어요.지난 96년 정식계약을 하고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지원해오고 있습니다." 김 회장은 처음 최 프로를 만났을 때 '패션 업체'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한다. 그는 그러나 "겉인상은 그래도 어딘지 다부지고 힘있게 보였어요.특히 눈매에서 감도는 '기'가 범상치 않았어요.'최 씨'라는 것도 뭔가 해낼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고 회고한다. 슈페리어와 최경주의 관계가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IMF 시대인 지난 98년 세계적 매니지먼트사 IMG가 최경주를 제치고 앞장서 "재계약을 하자"고 했을 때였다. 당사자를 제치고 제3자가 나선 데다 미국 골프용품사인 스팔딩과 동시계약을 해야 했던 점이 둘 사이를 서먹서먹하게 만들었던 것. "지난해까지 최 프로가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슈페리어'가 아닌 다른 회사 상표를 모자에 붙였을 땐 씁쓰레한 느낌이 들더라고요.그렇지만 '최 프로가 그렇게 해서라도 골프에만 전념할 수 있다면…'이라는 생각으로 자위했지요." 슈페리어는 올해초 최경주와 3년간 재계약을 했다. 계약금은 연 3억원이지만 보너스나 용품지원을 합치면 연간 7억원 상당을 지원하게 된다. 올해 예상매출액 1천1백억원,종업원 3백명의 중견기업으로서는 결코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더욱이 최경주의 우승'덕분'에 올해는 공식지원액 외에 6억∼7억원이 더 들어간 상태다. 김 회장은 그러나 그 돈이 아깝지 않은 표정이다. "슈페리어의 인지도가 높아진 것은 물론 전국민이 좋아하니 보람을 느낍니다.우승직후 매출액도 20∼30% 늘었어요.우리의 목표는 그러나 최초의 내셔널 골프브랜드답게 명성을 꾸준히 유지해 나가는 것입니다.품질과 디자인을 고급화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높이렵니다." 김 회장의 경영지론은 '품질 우선주의'다. 그래서 틈만 나면 직원들에게 "좋은 제품을 만들라"고 주문한다. 그것이 창업 35년의 슈페리어가 단 한번도 직원들 월급을 제때 못준 일 없이 오늘에 이르게 된 배경이 됐다. 슈페리어는 의류업계 최초로 21세기형 기업전략인 '6시그마'기법을 도입했다. '업무의 집중력과 효율성을 높여 품질혁신과 고객만족을 달성한다'는 것이 김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각오다. "현재 슈페리어를 중국에 상륙시키기 위한 상담이 진행중입니다.골프의 개화지인 미국에도 진출하기 위해 올랜도·라스베이거스 골프쇼를 참관하는 등 시장조사를 벌여왔습니다.두 건은 곧 구체화될 것입니다." 최경주의 미국정착에 발판이 돼준 슈페리어. 그 '국산 브랜드'가 이제 최경주를 디딤돌 삼아 미국에 연착륙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