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곳잃은 뭉칫돈 땅으로 몰린다

아파트 오피스텔 주상복합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갈 곳을 잃은 돈이 토지시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주요 택지지구내 단독택지에 대한 투자열풍이 뜨겁다. 이에 따라 일부 택지지구내 단독택지의 경우 필지당 7천만원의 웃돈(프리미엄)까지 붙을 정도로 투자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차익을 노린 '손바뀜'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토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토지공사 대한주택공사 등 공기업들이 수도권 택지지구에서 공급하는 단독주택 용지에 대한 투자열풍이 일어 관심을 끌고 있다. 토공이 지난 10일 경기도 남양주 호평·평내·마석지구의 단독주택지 2백31필지에 대한 분양신청 접수를 마감한 결과 총 2만5천7백27명이 몰려 평균 1백11.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호평지구 20의9 블록 1필지에는 4천7백88명이 몰리는 경이적인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택지지구내 단독택지에 대한 투자열기가 뜨거워지면서 프리미엄도 높게 형성되고 있다. 경기도 분당신도시에 위치한 프라임공인의 이정식 사장은 "지난 3월 공급된 용인 신봉·동천지구내 단독주택 용지의 경우 요즘도 프리미엄이 4천만∼7천만원을 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54필지가 분양된 이 택지지구내 단독택지는 당첨자가 발표되자마자 2~3일 뒤 대부분의 필지에 걸쳐 한 차례의 '손바뀜'이 일어나며 최고 1억원까지 웃돈이 붙었다. 분당 궁내동의 LG컨설팅 김대원 사장은 "신봉·동천지구의 경우 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몰려 경쟁률도 높았다"며 "당첨자가 발표되면서 바로 거액의 웃돈이 붙으며 손바뀜이 일어난 게 당시의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분양된 용인 죽전택지지구내 단독택지의 경우 전체 물량 1백98필지 가운데 절반이 넘는 1백11필지가 4월 말 현재 명의변경된 것으로 확인됐다. 택지지구내 단독택지 못지않게 서울 및 수도권의 땅값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매물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지난해 말부터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과 아파트단지들이 잇따라 공급되면서 값이 크게 뛰었다. 특히 택지난이 심화되고 있는 서울지역에서는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땅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아 거래가 거의 끊긴 상태다. 최근 디지털 미디어시티 조성계획이 확정 발표된 마포구 상암동과 은평구 수색동 일대 매물은 완전히 사라졌다. "수색동 증산로변 A급 용지의 경우 호가가 평당 4백만∼5백만원에 형성돼 있는데 살 사람은 많은 반면 팔려는 사람이 없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이곳 한일공인 이병철 사장의 설명이다. 지방에서는 국제자유도시 특별법이 발효된 제주,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개발계획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안면도 영종도 등 '재료'가 있는 땅의 가격이 급등하는 추세다. 제주도 서귀포시 서호동 부동산랜드의 김일 사장은 "지난해 연말에는 평당 25만원을 줘도 팔리지 않던 감귤농장이 지금은 평당 35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토공 김회철 지가정보단장은 "올해 초부터 서서히 자금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오르기 시작한 땅값의 상승기조는 2·4분기에도 유지될 것"이라며 "금리상승 등의 변수가 있어 상승세가 다소 누그러질 수도 있겠지만 전국 평균 1% 안팎의 상승폭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