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문명, 개고기=야만? .. '개고기와 문화제국주의'

역사민속학자 주강현씨가 '개고기 문화' 옹호론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개고기와 문화제국주의-이른바 문명과 야만에 대하여'(중앙M&B,1만3천원)다. 저자는 코카콜라나 햄버거는 '문명'이지만 개고기는 '야만'이라는 주장을 '엽기적'이라고 반박한다. '신성한 밥상'에 대해서는 남이 평론하는 법이 아니며 문명과 야만의 이분법이 밥상까지 점령해선 안된다는 것. 돼지 소 닭에 이어 네번째로 많이 소비되는 육류인 개고기 식용을 시비하는 것이야말로 문화적 야만이라는 얘기다. 저자는 또 개고기 논쟁의 본질은 문명과 야만을 둘러싼 이분법적 사고의 문화충돌이라고 진단한다. 특히 개고기 논쟁의 뒤안길에는 서구제국의 음모,즉 축산 및 애완산업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사람들에게 개고기를 먹지 못하게 하는 대신 다른 육류를 수입하게 하고 서구의 다국적 애완산업이 '생산한' 애완견을 키우도록 부추기고 있다는 말이다. 저자는 아울러 중국의 광저우에서 타슈켄트까지 답사하며 민족생활사의 원형질로 자리잡아온 개고기문화의 전통을 꼼꼼히 되짚는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