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비자 파산 급증 .. 연간 최고 146만여건

미국에서도 빚을 갚지 못해 채무상환 불능을 선언하는 소비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미국 연방법원행정처는 지난 1분기(1∼3월)중 소비자 파산 신청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한 36만9천2백37건에 이르렀다고 16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 1년간(2001년4월∼2002년3월) 소비자 파산 신청 건수는 전년동기 대비 15.2% 급증한 1백46만4천9백61건으로 사상 최대수준에 달했다. 연간 소비자 파산신청 건수가 1백45만건을 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소비자 파산이 급속히 늘어난 것은 지난해 은행들이 저금리 대출세일에 나선데다 자동차 메이커들도 무이자 대출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소비자 대출이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이 기간동안 기업도산으로 실업률이 높아진 것도 신용 불량자를 양산하는 또다른 원인이 됐다. 특히 미 '파산법 7조(Chapter 7)'에 보호를 신청한 건수가 1백5만9천7백7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2% 증가했다. 파산법 7조가 받아들여지면 신청인은 모든 채권을 면제받는다. 대신 신청인은 상당기간 금융거래를 할 수 없다. 비영리단체인 미국파산협회(ABI)의 샘 저다노 연구원은 "소비자 대출의 증가는 경제회복에 도움이 되지만 이는 파산 증가로 이어져 경제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