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송금 최대한 늦춰라 .. 환율 속락...환테크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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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이장훈씨(44)는 '기러기 아빠'다.
그는 얼마전 아들과 함께 미국에 가있는 부인으로부터 2학기 학비를 미리 보내달라는 연락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최근 환율이 급락하고 있기 때문.
"조금 더 기다리면 더 싼값에 달러를 사서 보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게 이씨의 생각이다.
요즘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급락양상을 보이면서 이씨와 같은 고민에 빠지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율 전망.
전문가들은 적어도 향후 몇개월동안 달러약세가 계속될 수 있다며 여기에 맞춰 '환테크'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충고한다.
◆ 환율 전망 =씨티은행 오석태 지배인은 "국제금융시장에서 달러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도 하락(원화강세)하는게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1개월후 1천2백60원 △3개월후 1천2백30원선에서 원화환율이 결정될 것으로 봤다.
금융연구원 장원창 부연구위원도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백27엔대에서 1백26엔대로 낮아지면 원.달러 환율도 달러당 1천2백50원까지 쉽게 내려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환은행 이정태 딜러는 "기업들도 보유달러를 서둘러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며 "환율하락을 방어하려는 정부의 의지도 그리 강해 보이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상흑자 △수출회복세 △외화예금규모(15일 현재 1백18억달러)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중 1천2백20원대 수준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점쳤다.
◆ 늦추면 유리 =전문가들의 전망을 종합하면 원.달러 환율은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하락압력을 받을 공산이 크다.
따라서 개인들도 기업과 마찬가지로 달러화 환전시기를 조정해 환차손을 방지하는게 중요하다.
환율 하락이 예상되면 달러화 환전은 최대한 늦추고 외국으로 돈을 보내는 일도 뒤로 미루는게 좋다.
또 해외여행을 할 때엔 신용카드를 쓰는게 유리하다.
신용카드의 결제시점(한달후)을 고려한 환테크다.
보유하고 있는 달러화나 외화예금은 당장 사용할 일이 없다면 파는게 낫다.
해외출장이나 여행 후 남은 달러도 귀국하는 대로 원화로 바꾸는게 유리하다.
김성엽 하나은행 재테크팀장은 "환율하락기에 외화예금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송금목적이 아니라 투자목적으로 들어둔 외화예금은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은행 및 투신사에서 팔고 있는 해외펀드에 가입할 땐 환위험 헤지(회피) 여부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