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맞수] 정만원 <SK텔레콤 상무> - 홍원표 <KTF 전무>
입력
수정
[ 약력 ]
. 정만원 52년 10월 출생
중앙고,연세대 경영학과 및 대학원 졸업
80년 동력자원부 석유수급과장(서기관)
94년 유공옥시 고문
96년 유공옥시 이사
97년 SK 복합네트워크 프로젝트 추진팀 부팀장 및 팀장
2000년 SK 고객사업개발본부장
2000년 12월 SK텔레콤 무선인터넷사업부문장
. 홍원표 60년 2월 출생
광주고,서울대 전자공학과 졸업
87년 미국 미시간대학교 전기공학부 박사
88년 벨통신연구소 프로그램 매니저
94년 한국통신 연구개발본부 PCS개발 총괄실장
97년 한국통신프리텔 기획기술총괄팀장
2000년 한국통신프리텔 전략기획실장,마케팅부문장
2001년 KTF 신사업총괄 전무
..............................................................................
등대도 나침반도 없이 칠흑같은 어둠속의 바다를 항해하는 두 사람이 있다.
언제 어디서 거센 풍랑을 만날지 모른다.
암초에 걸려 배가 좌초할 수도 있다.
도달할 목표는 같지만 누구도 가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두 사람이 의지할 곳은 자신뿐이다.
SK텔레콤 정만원 상무(50)와 KTF 홍원표 전무(42)는 우리나라 대표적 이동 통신 업체에서 무선인터넷이란 "신대륙"을 개척하라는 특명을 받았다.
하지만 전세계 어디에서도 무선인터넷이 어떻게 발전해 갈지에 대해 자신있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애초부터 벤치마킹은 불가능하다.
그들이 수행하는 모든 일은 "도전"의 영역이다.
두 사람은 전혀 다른 배경을 갖고 있다.
정만원 상무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뒤 공인회계사 시험과 행정고시를 거쳐 동력자원부 산업자원부 등에서 16년간을 공무원 생활을 했다.
반면 홍원표 전무는 전자공학과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벨통신연구소,한국통신,한국통신프리텔에서 총 10년 이상 연구업무에 종사했다.
인문계와 이공계란 전혀 다른 영역에서 엘리트로 통했던 두 사람은 갑작스레 극적인 변화를 선택한다.
정만원 상무는 지난 1994년 "창조적인 일을 하고 싶다"며 공직 생활을 마감하고 선경그룹(현 SK그룹)에 입사했다.
그것도 지금까지 해왔던 일과는 전혀 다른 분야인 인터넷과 정보통신 관련 태스크포스를 이끄는 일에 도전했다.
지금이야 인터넷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당시 이 분야는 "달나라 얘기"에 속했다.
홍원표 전무는 촉망받는 과학자였다.
7년간 벨연구소에서 근무하며 광대역 네트워크 등과 관련한 50편의 논문을 냈고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의 "시니어 멤버(senior member)"가 됐다.
한국에 돌아와서 한국통신의 PCS개발을 총괄하는 등 연구개발 분야에서 중책을 수행하다 지난 1998년 한국통신프리텔의 전략기획실장을 맡으면서 연구분야와 전혀 다른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그는 기획조정실장 마케팅부문장 등 잇따라 인문계 영역의 일을 수행했다.
새로운 도전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고집과 뚝심의 정 상무는 당시 정보통신이란 말이 들어간 책이면 무조건 사서 읽기 시작했고 결국 e비즈니스 사업모델을 만드는데 성공,"복합네트워크 프로젝트 추진팀"이란 간판을 내걸 수 있었다.
무에서 유를 찾아냈다는 즐거움도 잠시,그는 IMF관리체제란 혹독한 시련을 겪어야 했다.
사업규모와 내용을 대폭 수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위기속에서 기회를 찾아내는 것은 그의 전공이었다.
결국 SK의 간판 상품인 OK캐쉬백 서비스와 OK캐쉬백닷컴이란 "옥동자"를 만들어냈다.
주위 사람들은 정 상무를 "정열적"인 인물이라고 말한다.
도전의식이 매우 강하고 명확한 비전을 제시,직원들을 따르게 하는 카리스마도 갖췄다는 평이다.
홍 전무는 매우 까다롭다.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하 직원들은 그를 "유쾌.상쾌.통쾌" 전무라고 부른다.
상황판단이 빠르고 한 번 결정된 사안에 대해 저돌적인 추진력을 갖고 일을 진행시키는 까닭이다.
경영전략과 마케팅 분야의 실무경험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한솔PCS와의 기지국 로밍 및 합병,마이크로소프트와 퀄컴사 등으로부터의 외자유치,멀티팩 상용화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도 그의 이런 개성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
-----------------------------------------------------------------------------
SK텔레콤과 KTF는 거의 비슷한 무선인터넷 비전을 갖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어떤 종류의 단말기를 통해서라도 통신을 가능케 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유무선 통합"이 기본 방향이다.
이처럼 목표는 같지만 SK텔레콤 정만원 상무와 KTF 홍원표 전무의 개성이 다른 탓인지 접근방식은 사뭇 다르다.
SK텔레콤은 "戮鉗?란 브랜드를 앞세우고 있다.
휴대전화 컴퓨터 PDA(개인휴대단말기),TV,차량용단말기 등을 한데 아우르겠다는 강력한 브랜드를 내세운 후 다양한 세부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
통합 브랜드를 먼저 제시한 뒤 이 방향에 맞춰 정보제공,전자상거래,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서비스를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반면 KTF는 부문별 유무선 통합을 먼저 추진하고 있다.
하반기중 이동통신망과 무선랜을 통합하는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며 유선과 무선의 메신저를 통합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KTF는 콘텐츠 분야를 "메직엔",전자상거래를 "K머스"란 브랜드로 통합하는 등 멀티 브랜드 전략을 사용하고 있어 SK텔레콤과 차별화된다.
현재 무선분야에서는 SK텔레콤이 분명 강자로 인정된다.
시장점유율이나 회사 규모 등 모든 지표에서 KTF보다 앞서나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구도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KTF의 경우 KT라는 강력한 유선 서비스와 KTH의 콘텐츠 제공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두 사람의 경쟁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만큼 치열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