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전도사들] "프로들만 생존" .. 보험설계사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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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설계사는 꿈을 먹고 산다.
자신들은 꿈을 먹고 고객에게는 사랑과 행복을 판다.
고객들로 하여금 미래를 준비하도록 돕기 때문이다.
남들이 뭐라 하건 항상 떳떳할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들을 지탱하는 또다른 힘은 프로근성이다.
전문직 종사자로서 자부심이 없으면 하루도 버티기 어렵다.
그래서 성공한 설계사들에게는 찬사와 박수가 쏟아진다.
보험사들은 매년 4,5월께 연도 대상 시상식을 갖는다.
화려한 무대가 준비되고 수상자에게는 푸짐한 선물이 돌아간다.
무대를 바라보는 수많은 설계사들은 수상자에게 박수를 보내면서 스스로 다짐한다.
자신도 언젠가 저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왕관을 쓰겠다고.
연도 대상 수상자들은 왕관을 쓰면서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많다.
떨리는 마음으로 무대에 오르면 지난 세월 겪었던 좌절과 시련의 순간들이 일순간 스쳐 지나간다.
무대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고생을 하였던가.
설계사로 성공한 이들은 평탄치 않은 인생역정을 겪은 경우가 적지 않다.
눈물에 젖은 빵을 먹었거나 실직의 아픔을 겪은 경력이 있다.
젊은 나이에 청상이 돼서 핏덩이를 양육하기 위해 영업 현장에 뛰어든 이들도 있다.
과거의 고통은 현재의 삶을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된다.
견디기 힘든 고난을 겪었기에 그들이 할 수 없는 일은 없다.
그런 자신감으로 고객을 설득하면서 억대 연봉자의 반열에 오르기도 한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국내 보험업에 종사하는 이들중 연봉 1억원 이상을 받는 설계사는 약 3천명.
아직은 손꼽을 정도지만 10억원 가까이 수입을 올리는 전문가들도 있다.
생명보험사에 근무하는 설계사들의 월 평균 소득도 2백만원을 웃돈다.
2,3년 전부터는 종신보험 판매가 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고소득 설계사가 증가하는 추세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판매된 보험의 수수료를 2년에 걸쳐 나눠 주기 때문에 고액 연봉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보험설계사가 고소득을 보장하는 전문 직종으로 자리잡으면서 학력이 높고 자질이 뛰어난 사람들이 영업 현장에 뛰어드는 사례도 늘고 있다.
특히 외국계에서 출발한 대졸 남성재무설계사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 국내 생보사에서 남성 재무설계사로 근무하는 사람은 총 9천8백명이다.
여성도 상당한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보험영업을 할 수 없게 됐다.
최근 2,3년새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영업조직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설계사들을 내보냈다.
지난 95년 12월 35만명에 이르던 생보사 설계사는 지난 4월말 현재 17만1천명으로 감소했다.
보험사들은 자질을 보고 설계사를 뽑는다.
유능한 설계사가 현장을 뛰어야 영업효율이 높기 때문이다.
보험설계사 한 사람을 육성하는데 보험사는 수백만원을 투자해야 한다.
그런 만큼 오랫동안 보험영업을 할 수 있는 사람만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아무나 보험을 팔 수 없다고 얘기한다.
보험을 팔려면 고객보다 많은 금융상식과 재무설계 능력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연고로 보험을 팔고 사는 시대는 지났다.
남성 설계사들이 각광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외국계뿐 아니라 국내 생보사들도 남성조직을 구축하려 한다.
종신보험이나 변액보험을 팔려면 전문 지식도 갖춰야 한다.
그래서 보험설계사들은 교육을 받고 공부해야 한다.
고객의 심리도 읽어야 한다.
고객에 한걸음씩 다가가는 자신만의 기법이 있어야 한다.
과학적으로 고객 데이터를 축적하고 고객에 꼭 맞는 보험을 권해야 한다.
보험에 가입한 고객이 만족하면 더 바랄 나위가 없다.
보험은 선진국에서 꽃을 피우는 비즈니스다.
한국 사회가 발전할 수록 보험설계사들의 기능은 갈수록 중요해진다.
시대의 애환을 함께 했던 그들이기에 자신들이 만나는 고객 모두가 다 함께 행복해지기를 비는 사랑의 전도사라고 할 수 있다.
이익원.박해영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