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월드컵과 국가이미지 .. 金在範 <성균관대 국제경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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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최대의 스포츠잔치라고 하는 월드컵이 코 앞에 다가왔다.
월드컵이 개최국에 안겨다 줄 경제적 효과는 무엇일까.
몇몇 국책 및 기업 연구소에서 수치를 발표한 바 있다.
직접적인 효과는 생산유발효과 11조5천억원,부가가치 5조3천억원,고용창출 35만명,유입관광객 40만명이라고 한다.
무형적 간접적 효과는 프로스포츠 마케팅의 확대,지역경제 활성화,그리고 국가이미지의 개선을 들 수 있다.
1994년 미국 월드컵과 98년 프랑스 월드컵 때의 TV시청자수는 각각 3백20억명과 3백70억명으로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의 2백60억명을 훨씬 상회했다.
이번 월드컵은 4백억명 이상이 시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월드컵을 통해 우리의 국가이미지는 얼마나 개선될까.
최근 신문기사를 보면 우리나라의 16강 진출에 대해 낙관적이다.
그 주요 논거로 꼽는 것은 다음 두가지다.
첫째,우리나라의 최근 A매치 성적이 매우 좋고,특히 스코틀랜드 대표와의 평가전에서 4-1 대승을 거두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주장엔 안타깝게도 간과하고 있는 면이 있다.
우선 우리가 최근 좋은 성적을 거둔 경기의 상대팀들은 국가대표 1진이 아니라 1.5진 내지 2진이라는 점이다.
지단이 결장한 경기에서 프랑스가 벨기에에 진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슈퍼스타 1,2명이 빠진 전력은 아무리 강팀이라 할지라도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와 싸울 포르투갈의 A매치 기록을 봐도 피구의 출전 여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임을 알 수 있다.
더구나 스코틀랜드 등의 팀들은 장시간 비행기 탑승 이틀 후 경기를 치렀다.
당연히 시차 적응 및 피로 회복 측면에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을 것이다.
또 '친선경기'였으므로 철저한 프로들인 유럽 선수들이 베스트를 다했다고 할 수 없다.
둘째,우리나라가 소위 말하는 홈 어드밴티지의 덕을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역대 월드컵을 볼 때 개최국이 예선 탈락한 적이 없다는 것이 논거다.
과연 그럴까.
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이후 98년 프랑스 월드컵까지 열린 아홉번의 월드컵을 보자.미국과 멕시코를 제외하고는 독일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스페인 잉글랜드 등 이들 개최국이 모두 축구 강국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즉 다른 나라에서 개최됐어도 예선을 통과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멕시코의 경우 산소가 부족한 고지대라는 이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예외가 있다면 94년의 미국 월드컵이다.
미국은 예선에 통과하기 위해 무리한 진행을 해 비난을 받았다.
그 뒤 미국의 국가이미지가 개선되었다는 연구 결과를 본 적이 없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객관적 전력에서 우리나라가 16강에 오를 수 있는 팀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물론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해 16강에 진출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16강 진출이 편파적 판정 등 경기외적인 측면에 의해 영향받게 되면 어떻게 될까.
많은 국민들이 지난 겨울 김동성-오노의 경기를 보면서 분노했다.
'부끄러운 승리'가 미국에 무엇을 가져다 주었는가.
미국의 국가이미지는 실추되고,곳곳에서 반미시위까지 벌어졌다.
물론 프로스포츠는 경기임과 동시에 산업이다.
즉 흥행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유럽의 프로축구를 보아도 홈팀에 유리한 판정을 내리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본다.
그러나 월드컵은 국가대항전임과 동시에 각 국의 이미지 경연장이기도 하다.
개최국의 경기일지라도 심판이 공정한 판정을 하고,선수들이 페어 플레이를 한다면 승패를 떠나 전세계 시청자들은 우리 한국을 다시 볼 것이다.
떳떳한 승리만큼 좋은 것은 없다.
우리의 국가이미지는 '떳떳한 경기'를 통해 개선될 수 있다.
유럽의 어느 프로축구팀은 홈경기 성적이 어웨이경기 성적보다 훨씬 못하다.
그 원인을 분석해보니 홈 경기에서는 당연히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팬들의 요구가 선수들에게 부담이 되어 몸이 굳어진 때문이었다.
우리 국민들이 참고해야 할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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