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이젠 리서치로 승부'] 법인영업담당 애널리스트출신 잇따라 기용

LG 동원 등 대형 증권사 법인영업 책임자가 잇따라 교체되는 등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리서치 전문가들이 법인영업쪽으로 옮겨오면서 정확한 정보제공을 통한 정공법적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동원증권은 최근 리서치(기업분석)부문 책임자였던 온기선 이사를 법인영업본부장으로 임명했다. LG투자증권도 리서치센터의 김주형 상무에게 법인영업을 겸하도록 했다. 김 상무는 LG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 출신이고 온 이사는 기업분석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제일투신증권은 ING베어링증권에서 8년간 브로커영업을 했던 이길영씨를 법인영업담당 이사로 스카우트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법인영업의 수장들을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채우기 시작했다는 점은 증권사 법인영업 패턴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탄"으로 풀이하고 있다. 연기금 투신 은행 보험 등을 대상으로 한 증권사 법인영업은 연기금 투신 은행 보험사 인맥을 중심으로 약정을 끌어오는 데 주력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증권사의 접대비 한도를 설정하는 등 규제를 가하자 법인영업 패턴이 바뀌고 있다. 올 들어 증권사간에 애널리스트 스카우트 경쟁이 벌어지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펀드매니저들도 접대를 잘 하는 브로커보다 좋은 리포트를 자주 내는 쪽으로 더 많은 약정을 주고 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요즘 들어 펀드매니저들도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를 외워서 영업하는 브로커보다 자신의 시황관과 리서치를 소화할 수 있는 브로커를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최근 외국계 C증권사가 애널리스트 출신인 H모씨를 영업담당 이사로 스카우트한 것도 이런 흐름을 반영한 것. 전문가들은 현재 대형투신사의 상호 약정교환,기관투자가의 낮은 주식비중 등으로 법인영업이 위축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이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온기선 동원증권 이사는 "외국계 증권사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국내 증권사도 실력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