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美경제지표 '눈치' 場勢 .. 외국인 영향력 커져

주가가 외국인의 '입김'에 휘둘려 급락했다. 21일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은 현물과 선물시장에서 주가를 끌어내리는 주역을 맡았다. 현물시장에선 매도우위를 보인 한편 선물시장에선 매수 규모를 한꺼번에 대폭 줄이면서 프로그램 매물을 유발시켰기 때문이다.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850선이 무너지면서 낙폭이 커졌다. 이런 외국인의 매매 행태는 미국 증시 불안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테러 위협'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경기선행지수의 악화는 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감을 증폭시켰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증시가 미 증시에 연동돼 움직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앞으로 발표될 미 경제지표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 경기선행지수의 파급효과=전날 미 증시의 다우와 나스닥지수는 4월 경기선행지수 악화 소식에 쏟아진 '실망매물'로 급락했다. 다우는 1백23.58포인트(1.19%) 하락한 10,229.50,나스닥은 39.80포인트(2.28%) 떨어진 1,701.59로 각각 마감됐다. 민간경제연구소인 컨퍼런스보드는 4월 경기선행지수가 전월보다 0.4%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시장의 예상치(-0.1%)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3∼6개월 뒤의 경기동향을 나타내는 경기선행지수의 악화는 경기 회복속도가 기대보다 완만할 것이라는 우려감을 확산시켰다. 미 증시의 불안심리는 21일 국내 증시로 이어져 외국인이 하루만에 매도우위로 돌아섰다. ◆내구재 주문은 증가예상=앞으로 발표될 경제지표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낼 것으로 예상됐다. 증시의 추가 급락 가능성은 많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23일(현지시간) 발표될 미국의 4월 내구재 신규 주문은 전달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시장은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전달보다 0.4% 가량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선박 항공기 자동차 주택 등 내구재의 주문동향은 기업 생산과 산업수요를 가름할 수 있는 지표다. 24일 발표되는 1·4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수정치는 잠정치와 비슷한 연 5.8% 수준이거나 더 높게 나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럴 경우 경기회복 추세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면서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발표되는 4월 신규주택 판매도 소폭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동양종금증권 박재훈 차장은 "미 경기지표중 신규 내구재 주문 동향과 1분기 GDP성장률 등이 당초 예상치보다 좋게 나올 경우 투자심리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