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가 변한다-디지털가전] GE.서브제로 등 '수입산 빌트인 가전'

수입산 빌트인 가전은 대형 평형의 아파트나 리모델링하는 단독주택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부엌 전체를 수입산 빌트인 가전제품으로 꾸미는 시스템 키친도 시공비가 많게는 1억원을 넘는데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전자 마케팅 연구소가 집계한 지난해 국내 빌트인 가전시장 규모는 4천3백억원.올해는 5천4백억원으로 늘고 2005년이면 1조원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빌트인 전용 가전제품 수입 브랜드인 GE 서브제로 등에 따르면 수입품은 이 시장에서 금액 기준으로 40% 안팎을 차지한다. 일명 붙박이 제품으로 불리는 빌트인은 지난해 아파트 고급화 바람이 불면서 30평형 안팎의 중소형 아파트와 오피스텔 주상복합건물까지 확산됐지만 수입품은 50~60평형대 이상 대형아파트로 타깃을 제한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도 대형 평형 아파트를 지을 때 GE 냉장고나 밀레 세탁기 등 수입산을 넣는다. GE(미국) 서브제로(미국) 밀레(독일) 가게나우(스웨덴) 등이 많이 알려져 있다. GE는 상류층을 대상으로 한정 주문 제작하는 빌트인 세트 "모노그램"을 강남 신세계 백화점에 선보였다. 서브제로는 거실구조에 따라 냉장고의 형태를 조절할 수 있는 붙박이 냉장고 전문업체로 논현동에 전시장을 갖고 대당 6백만~3천6백만원짜리 냉장고를 전시하고 있다. GE와 서브제로는 와인냉장고를,밀레와 가게나우는 바베큐그릴을 틈새 제품으로 내놓고 차별화를 시도한다. 부엌 전체를 수입 빌트인 가전으로 뜯어 고치는 시스템 키친 전문업체도 성업중이다. 불타우프(Bulthaup.독일) 지마틱(Siematic.미국) 스나이제로(Snaidero.이탈리아) 포겐폴(Poggenpohl.독일) 등이 알려진 브랜드다. GE 서브제로 밀레 등 붙박이 메이커 제품을 수입해다 시공하는 디자인 업체들이다. 고객은 소수지만 한번 시공하는데 제품 값을 포함해 7천만원에서 2억원(한샘 등 국산 세트는 2백만~3백만원부터)까지 받기 때문에 붙박이 시장에서 금액기준으로 차지하는 위상은 높다. 이들이 타깃으로 노리는 시장은 리모델링하는 고급주택이나 세대수가 적고 1백평이 넘는 청담동 일대 고급 빌라다. 리모델링하는 단독 주택은 저명인사들의 집인 경우가 많아 "누구네 집에 들어간 브랜드"라는 입소문이 퍼지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리모델링 시장은 8조원 규모였고 2010년에는 17조원에 달할 전망이어서 이에 따라 시스템 키친 시장도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입산 시스템 키친의 특징은 맞춤형으로 집집마다 설계를 달리하고 재고를 남겨두지 않은 채 주문받는 대로 곧바로 수입해온다는 점이다. 수입 빌트인 메이커 관계자는 "한국 시장은 규모로는 아직 작지만 해외 본사에서도 놀랄 만큼 현금 결제가 많은 게 특징"이라고 전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