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에 기업가치 달렸다 .. '21세기를 지배하는 10대 공학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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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산업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기술에 대한 관심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 세기에는 물리학이 보통 사람들에게 잊혀진 학문이 되었듯 이 세기의 사람들은 첨단기술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그저 첨단기술이 가져다 주는 편리함만을 향유하려 든다.
금융산업의 펀드매니저는 첨단기업 주가가 오르면 그것으로 만족하지 골치 아프게 기술을 왜 이해하여야 하는가,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서 굳이 어려운 이공계로 진학할 필요가 있는가,대개의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기 십상이다.
'21세기를 지배하는 10대 공학기술'(장호남 외 지음,김영사,1만3천9백원)은 이런 사람들을 위해 전문가들이 집필한 첨단공학 백서다.
국내 공학계를 대표하는 한국공학한림원 회원들이 철강 자동차 조선 에너지·환경 화공신소재 디지털기술 반도체 정보통신 전자상거래·콘텐츠 바이오산업 나노기술 등을 21세기를 지배할 10대 기술로 선정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경제학자 슘페터는 이미 한 세기 전에 혁신 특히 기술혁신이 초래하는 경제의 변화,평형상태의 파괴에 대하여 고민하였다.
그 이후에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기술과 경제발전에 관한 연구를 해 왔다.
여기에 공학자들은 수요 조건의 변화보다는 과거 실제로 일어난 기술발전 경향을 연장하여 미래를 예측하였다.
이제는 수요와 공급의 피드백 루프가 즉각적으로 형성되어 내슈(John Nash)의 경쟁관계 평형을 이루는 사회가 되면서 기술발전 방향을 예측하려면 좀더 통찰력이 필요하기는 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기술을 단순하게 정보로 보는 경향이 있는 요즈음의 첨단 기업가들은 이런 예측이 리얼 옵션(Real Option)을 통하여 막대한 기업가치로 변환될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우리가 사는 지식정보 사회에서도 니그로폰테의 주장대로 아톰(atom)은 없어지고 비트(bit)만 이동하는 것이 아니다. 종래의 기술이 첨단화하면서 아톰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배열을 달리하는 것이다.
전자상거래의 비트 이동을 제외하고는 이 책은 전부 아톰의 배열에 대한 이야기이다.
21세기 기술발전의 추세를 모르는 사람은 재무 법률 사회 정치 어떤 분야에서도 세계를 지배할 수 없다.
기술을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술에 대한 이해를 자기의 독창적인 경쟁력으로 변환할 수 있어야 새로운 세기를 살아나갈 수 있다.
굳이 이공계를 지망하라고는 하지 않겠으나 미래산업에서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은 읽어보시라 권한다.
책 속에 돈이 보인다.
당장에라도 미래기술을 선정하여 리얼 옵션을 행사하면 우리 기업들의 미래가치가 수십배 증가할 수도 있다.
배순훈 (한국과학기술원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전 정보통신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