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시대 파란색은 '죽음의 색' .. '블루-색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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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에서 색은 파장이다.
손으로 찍어내는 물감이 색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빛의 진동이 색이다.
미학에서 색은 기호다.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다른 의미를 갖는다.
시대에 따라 색은 억압받기도 하고 장려되기도 한다.
프랑스 역사학자 미셸 파스투로의 '블루-색의 역사'(한길아트,2만2천원)는 파란색이 시대에 따라 어떤 대접을 받아왔는가를 살핀 책이다.
로마시대 청색은 죽음과 지옥의 색이었다.
로마인들은 청색을 야만적이라 했고 화가들은 하늘을 청색 아닌 황금색으로 칠했다.
천덕꾸러기였던 청색은 10세기 성모의 옷을 치장하는 데 쓰이면서 각광받기 시작했다.
중세에는 검은색이 가장 고귀한 색깔로 여겨졌는데 곧이어 프로테스탄트 운동이 일어나 청색 및 감청색을 청교도의 윤리를 상징하는 빛깔로 만들었다.
신교도의 검소함과 경건함을 청색만큼 잘 나타내주는 것도 드물었다.
청색은 프로테스탄트 윤리에 기초해 세워진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기 있을 수밖에 없었다.
남성 대표 정장뿐 아니라 경찰 선원 제복이 모두 감청색이다.
간편하고 소박한 청바지는 신교도의 이념을 구현한 전형적인 예다.
윤승아 기자 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