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매틱스' 대중화 시대] 美 자동차업계 "이용료 비싸 고전중"

일찌감치 텔레매틱스 사업을 시작한 미국의 자동차메이커들은 의외로 고전하고 있다. 이는 유료 텔레매틱스 서비스에 소비자들이 속속 이탈하고 있는데다 무선통신업체들이 시장을 속속 잠식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선두인 GM 온스타(On Star)의 경우 현재 2백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으나 무료 회원의 비율이 월등히 높은 상태다. 지난 2000년1월 온스타는 배트맨을 내세운 광고 캠페인과 1년간 무상서비스 제공을 통해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지만 유료로 전환한 뒤 70~80%의 회원들이 이탈한 것으로 추산된다. 월 20~30달러에 달하는 이용료를 운전자들이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블루투스(Bluetooth)로 일컬어지는 통신회사의 신기술도 자동차메이커들의 입지를 위축시키고 있다. 이 기술은 근거리에 위치한 전자제품간의 무선교신을 가능케해주는 것으로 차량에 적용되면 운전자들은 이메일 길안내 교통안내 등의 정보를 휴대전화나 PDA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즉 무선통신업체들은 별도의 하드웨어없이 텔레매틱스와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이미 AT&T사 고객들의 경우 별도의 회비없이 건당 99센트의 저렴한 비용으로 휴대용 텔레매틱스를 이용하고 있다. AT&T는 연말에 이른바 제3세대 무선통신기술을 적용한 휴대전화를 출시,응급구조 서비스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2백만명의 온스타 회원과 1천8백만명의 AT&T 고객간에 규모의 경제를 따지면 AT&T가 월등히 앞설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포드와 크라이슬러도 당초 텔레매틱스에 대한 기대를 수정하고 있다. 지난 2000년 퀄컴사와 윙캐스트(Wingcast)라는 이름의 합작사를 설립한 포드는 지난해 윙캐스트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링컨 등 1~2개 차량에만 장착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크라이슬러의 잭 위드로우 텔레매틱스 담당 이사도 "텔레매틱스의 수익 잠재력은 인정하지만 그 수익성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