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칸영화제 감독상] 40여년 메가폰 '국민감독'..'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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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차지한 임권택 감독(66)은 지난 20여년간 한국 영화를 세계 무대에 소개해 온 한국 영화계의 거목이다.
'국민 감독'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는 것처럼 한국 영화의 정점에 서 있는 그의 작품들은 국제영화제에서 잇따라 낭보를 가져왔다.
1981년 '만다라'로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을 시작으로 △86년 '길소뜸'으로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87년 '씨받이'로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강수연) 수상 △93년 '서편제'로 상하이영화제 감독상 및 여우주연상(오정해) 수상 △2000년 '춘향뎐'으로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등의 성과를 일궈냈다.
그는 1936년 전남 장성에서 지주의 손자로 태어났으나 조부와 부친의 불화와 일제의 횡포 등으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다.
6ㆍ25의 혼란기를 목포와 부산 등을 전전하며 보낸 그는 부산 부두에서 서울 출신 신발 장수들의 심부름을 해주던 인연으로 상경,스무살 무렵 영화계에 입문한다.
허드렛일부터 시작했던 임 감독은 정창화 감독으로부터 신임을 얻어 62년 '두만강아 잘 있거라'로 데뷔했다.
그 뒤로는 거칠 것 없었다.
특유의 감각과 추진력으로 한 해에 5편까지 만들며 단번에 대표 감독으로 떠올랐다.
그는 영화계에 세운 공로로 89년 문화훈장 보관장을 받았으며 97년과 98년에는 각각 후쿠오카 아시아문화상과 샌프란시스코영화제 구로자와상도 수상했다.
그가 40여년 동안 메가폰을 놓지 않을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탁월한 소재 선택에 있다.
한때 다른 감독들이 코미디에 심취해 있을 때 그는 근·현대사에 천착했는가 하면 최근 들어서는 우리 문화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영화를 보는 것을 싫어한다.
마음에 안 차는 부분만 눈에 들어와 고통스럽기 때문이라고 한다.
완벽주의자들이 갖는 결벽에 가까운 심리를 갖고 있는 셈이다.
칸=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