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벤처 '돈줄 말랐다'..창투사 "경기 불투명" 투자계획 축소

바이오 분야 최대 자금줄인 벤처캐피털사들이 올 들어 신규투자를 사실상 포기하면서 바이오 벤처업계가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 27일 바이오벤처 등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창업투자회사들은 시장전망이 불투명해지자 지난해보다 평균 10∼20% 정도 늘리려던 올 투자 계획을 수정,바이오 분야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다. 지난해 바이오 분야에 61억원을 투자한 KTB네트워크는 올해 투자금액을 80억∼1백억원으로 늘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올 들어 지난 5개월간 투자실적은 단 한 건도 없다. 올해 바이오 벤처에 1백30억원을 투자키로 한 한국기술투자의 경우 올 들어 지난 4월에 처음으로 의약품 제조벤처인 메디톡스에 7억원을 지원했다. 한솔창투와 삼성벤처투자도 올 들어 순수 바이오분야 투자는 아직까지 전무한 상황이다. 그나마 올 들어 바이오 벤처 신규투자를 집행한 곳은 무한기술투자 등 일부회사에 불과하다. 무한기술투자는 올 들어 지텍바이오메디탈 등 3개 바이오 벤처에 20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이 또한 지난해 농림부 등과 공동으로 결성한 농업펀드(1백억원 규모)를 통한 농축산물 분야 투자다. 현대기술투자는 올 들어 안트로젠,바이오베스트 등 2개 기업을 신규 발굴해 투자했지만 금액은 5억원에 불과하다. 정태흠 바이오팀장은 "당초 올해 7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경기전망이 불투명해 실제 집행금액은 지난해보다 훨씬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이오 분야에 대한 돈줄이 끊기면서 일부에서는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기능성식품 원료메이커인 C사의 경우 지난해 말 미국업체와 수출계약을 맺고도 2차펀딩이 이뤄지지 않아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산업은 초기 꾸준한 투자가 중요하지만 당장 수익성을 염두에 둔 벤처캐피털들이 실적이 나오지 않자 투자를 꺼리고 있다"며 "정부라도 나서 장기적인 지원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