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WORLD CUP] 60억이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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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을 넘는다.'
5회 연속 본선무대를 밟은 한국의 월드컵역사는 좌절과 아쉬움으로 점철돼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 만큼은 다르다.
한국이 공동 개최국이어서만은 아니다.
선수들의 기량은 명감독 거스 히딩크의 지휘아래 몰라보게 성장했고 사기도 하늘을 찌를듯 하다.
국민들은 너나 할것 없이 한국팀의 16강 진출을 기원하고 있다.
감독-선수-국민이 한마음이 되어 한국축구 역사를 바꿀 채비를 마친 것이다.
드디어 결전의 날이 왔다.
지난 1954년 스위스대회부터 98년 프랑스대회까지 한국팀이 월드컵 본선에서 거둔 성적은 4무10패.
14경기 중 단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 '슬픈' 결과다.
그래서 16강은 고사하고 1승이라도 거두길 바fkT다.
그러나 결전을 앞둔 한국팀의 의지는 결연하다.
목표도 상향조정, 1승은 물론이고 16강 진출의 숙원까지 반드시 이루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국민들까지도 16강 진출을 확신하고 있다.
16강의 자신감은 히딩크의 지도력에서 나오고 있다.
2001년 1월 한.일정기전을 시작으로 한국팀의 지휘봉을 잡은 히딩크는 지난 26일 프랑스와의 평가전까지 1년반동안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성적 32전13승9무10패를 기록했다.
겉으로 보이는 승률은 절반을 약간 넘지만 그 내용에서는 '빅뱅'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한국축구를 대변혁시켰다.
선수들은 90분을 뛰고도 넘칠 만큼 체력이 좋아졌고, 그 체력을 바탕으로 유럽선수들과도 손색없는 대결을 펼칠수 있게 됐다.
세트플레이.패스 능력이나 골결정력도 향상됐다.
최근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프랑스등 전통적인 축구강호들과의 평가전에서 1승1무1패를 기록한 것은 월드컵을 목전에 둔 선수들에게 '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강팀들과의 대결을 막판에 편성한 히딩크의 전략적 승리라고도 할수 있다.
온 국민의 성원은 16강 진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여야가 정쟁을 중단하자고 합의했으며, 내로라하는 기업들은 월드컵을 빼곤 비즈니스를 논할수 없을 정도로 월드컵에 몰두하고 있다.
한국민은 끈기와 저력이 있다.
IMF(국제통화기금) 위기를 가장 모범적으로 극복한데서도 이는 잘 나타나고 있다.
미셸 캉드쉬 전 IMF 총재는 "한국민의 응집력은 IMF를 최단기간에 극복한데서 잘 나타난다"며 "한국팀이 이번 대회에서 16강에 오를수 있는 저력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이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16강에 진출하기 위한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번에 물러서면 더 이상의 좋은 기회는 없다.
때마침 한국은 월드컵 출전이래 16번째 경기에서 염원이던 16강 진출을 확정지을 가능성이 높다.
그것은 10일 열리는 미국전이다.
"세계를 놀라게 하겠다"는 히딩크의 장담이 실현될 것으로 국민 모두는 확신하고 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