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 월드컵] '세계인 어깨동무' 화려한 전야제

2002 한.일 월드컵축구대회의 개막을 축하하는 전야제가 30일 오후 8시부터 2시간동안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앞 평화의 공원에서 성대하게 펼쳐졌다. 5만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인의 어깨동무'라는 주제로 열린 전야제는 '설렘' '어우름' '어깨동무'의 세 마당으로 나뉘어 화려하고 장엄한 무대를 연출했다. 전야제의 둘째마당에서는 스웨덴의 재즈 아카펠라 '리얼그룹', 세네갈의 '이스마일로' 그룹 등 각 대륙을 대표하는 팝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또 한국의 박정현과 브라운아이즈, 일본의 케미스트리와 소웰루 등 6명으로 구성된 '보이스 오브 코리아/재팬'은 월드컵 공식주제가인 '렛츠 겟 투게더 나우(Let's Get Together Now)'를 열창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둘째마당에 예정됐던 클래식공연은 우천으로 취소됐으며 대신 사물놀이 공연이 펼쳐졌다. 이어 셋째 마당에서는 전세계 50여개국에서 초청된 2백50여명의 어린이들이 세계인의 화합을 상징하는 어깨동무를 하면서 무대에 등장, 열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대중가수 조용필과 출연자 전원, 그리고 2천2명의 대형 합창단은 마지막 무대에서 '꿈의 아리랑'을 부르며 축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날 행사에는 99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독일의 문호 귄터 그라스가 '밤의 경기장'이란 헌시를 낭독했으며 미셸 플라티니,프란츠 베켄바워 등 축구영웅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친선대사인 영화배우 로저 무어 부부, 최불암, 강부자 등 국내외의 문화.예술 및 체육계 인사들이 대거 출연해 흥을 돋웠다. 공연 후에는 현란한 무대의 조명과 꽃가루, 리본이 어우러졌으며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는 불꽃놀이가 한강의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앞서 낮 12시부터 잠실 한강공원 1.7㎞ 일대에서는 우리나라 인간문화재와 세계 각국의 민속공연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세계민속축제가 열렸다. 또 2백50명의 어린이와 남북이산가족 대표 등 5백여명의 '평화사절단'을 태운 한강 유람선 '평화의 배'는 오후 3시 본선진출국 수와 같은 32발의 축포가 터지고 2천2개의 풍선이 하늘로 나는 가운데 잠실선착장을 출발, 저녁 7시30분 전야제가 열리는 난지도에 도착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