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결전의 날...응원 삼국지..'붉은악마' '울트라닛폰' '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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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악마''울트라 닛폰''추미'
한국 일본 중국의 월드컵 첫 경기가 벌어지는 4일.
그라운드 밖에서는 한·일·중 3국의 응원 3파전이 벌어진다.
한국의 붉은 악마,일본의 울트라 닛폰,중국의 추미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각국의 자생적 응원단.
저마다 아시아 축구 맹주를 자처하고 있고,한국-폴란드,중국-코스타리카,일본-벨기에 등 상대가 무시못할 강호인터라 이들의 응원전은 어느때보다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한·일·중 응원단이 주목되는 또 다른 점은 정열적 응원과 더불어 성숙한 매너를 보인다는 점.
늘 폭력과 부상을 걱정해야 하는 유럽 종가들의 '훌리건'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평이다.
경기장내에서는 질서정연하지만 그러나 온몸이 부서질 듯한 열광적인 응원을 서슴지않고,운동장 밖에서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것.
이들이야말로 축구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스포츠를 통해 화합하자는 스포츠정신을 계승한 진정한 '롤리건'(roligan:훌리건의 상대되는 말로 건전한 서포터를 가리킨다)들인 것이다.
◆우렁찬 매운 고추들,붉은 악마=98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앞두고 PC통신 하이텔의 축구관련 동호회가 국가대표 응원단을 만든 게 그 효시다.
그 이전에는 간헐적으로 몇몇의 동호인들이 모여 대표팀을 응원하는 수준이었다.
공식적인 명칭도 없었다.
붉은 악마의 현재 회원은 10만명에 육박한다.
자칫 거슬리게 들릴 수도 있는 붉은 악마라는 애칭은 유래가 깊다.
1983년 멕시코 청소년 축구선수권 대회때 4강에 오른 한국대표팀의 붉은 유니폼을 보고 해외기자들이 붙여준 이름인 것이다.
붉고 매운 고추처럼 강한 투지와 악마와 같은 근성을 가진 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붉은 악마라는 이름을 쓰기로 했다.
회원들 나이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직장인이 많다.
응원도구로는 북을 비롯 머플러,휴지,앰프 등 다양한 아이템을 사용하며 조직력과 적극성면에서 세계 어느나라 서포터스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한민국'이라는 함성과 박수가 이어지는 응원포맷은 전국민이 따라하는 대표작품이 됐다.
◆푸른 셔츠의 군단,울트라 닛폰=한·일·중 3개국중 가장 먼저 생긴 공식 서포터스 그룹이다.
92히로시마 아시안컵때부터 공식적으로 활동했으며 초기 멤버는 고작 10명이었다고.
울트라 닛폰(Ultra Nippon)이란 이름은 당시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유럽국가에서 열광적인 축구팬들을 가리켜 부르는 명칭인 '울트라스'(Ultras)에서 파생돼 나온 것.
확실한 회원제로 운영되며 정식회원은 8천명 정도,경기가 있을 때 결성되는 비공식 회원수는 수만에 이른다.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회원을 보유한 게 특징이다.
이들의 응원가는 붉은 악마와 흡사한데 이는 양국 다 유럽이나 남미 유학생들이 전파했기 때문.
푸른 셔츠가 트레이드 마크인 울트라닛폰은 서포터스의 수준만큼은 세계 최강이라고 자부할 정도로 일사분란한 조직이다.
◆중국 축구열풍의 원동력,추미=44년만에 중국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면서 13억 인구를 축구 붐으로 이끌게 한 장본인들이 추미(球迷)다.
단어 뜻을 풀이하면 광적인 축구팬.
그야말로 축구에 미친 사람들의 모임이다.
추미는 붉은 악마나 울트라 닛폰처럼 조직화되지 않아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어림잡아 수만명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축구없이는 못산다는 중국내 축구광이 전국적으로 8천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숫자는 수백배로 늘어날 수도 있다.
중국축구협회에 따르면 이번 월드컵때 방한할 추미 규모만 해도 4만∼5만명.
추미가 쓰는 색깔은 중국의 상징이자 붉은 악마와 같은 '적(赤)색'이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