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독자생존 논란 재연 .. 정부.채권단 "매각 재추진"

"재매각 추진인가 독자생존인가." 정부와 채권단을 중심으로 하이닉스 해외매각 재추진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업계와 학계 정치권 등에서는 독자생존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하이닉스 매각을 둘러싼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자공학회 반도체 재료.부품연구회는 지난달 31일 하이닉스의 올바른 처리와 국내 반도체산업 육성을 모토로 '우리나라 산업의 미래를 생각하는 교수협의체'를 구성, 탄원성명을 통해 독자정상화를 지원키로 했다. 하이닉스 협력업체들도 최근 하이닉스 노동조합과 연계, 지방단체장 선거와 대통령 선거에서 하이닉스 경영정상화를 지지.후원하는 후보를 지지키로 결의했다. 정치권은 선거를 의식해 여야 구분 없이 하이닉스의 독자생존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진념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는 지난달 31일 하이닉스반도체 이천 본사를 방문, 경영진 및 노조간부와 간담회를 가진 뒤 '자력회생이 원칙'이라는 내용의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에 앞서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하이닉스 청주사업장을 방문, "하이닉스 매각으로 인해 발생할 충북 경제와 국고의 크나큰 손실을 감안해 당차원에서 적극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이강두 정책위의장도 "하이닉스의 경제적 비중을 고려해 관치를 배제한 시장흐름에서 다각적인 생존방안을 원점에서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박병윤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9일 "하이닉스 부실의 기본원인은 반도체 가격폭락인 만큼 1백28MD 램의 가격이 5∼6달러 이상만 되면 독자생존이 가능하다"며 "정부 채권단 등의 고위관계자를 만나 연말까지 독자생존 방안을 모색한 뒤 추이를 봐서 처리방안을 결정하자고 제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하이닉스의 독자생존보다는 해외매각에 무게를 두고 마이크론 등과 재협상에 나설 뜻을 밝히고 있다. 전윤철 부총리는 최근 "하이닉스의 독자생존은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으며 채권은행이 조속히 매각 작업을 처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실사작업이 끝나고 구조조정방안이 나오는 7월 하순께부터는 매각작업이 다시 본격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