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수급 개선의 변곡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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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트리플위칭데이를 맞았다.
최근 증시는 주식과 관련한 파생상품인 지수선물, 지수옵션, 종목옵션이 동시에 만기를 맞아 시장을 교란한다는 트리플위칭데이를 앞두고 치열한 ‘수싸움’이 전개됐다.
종합지수가 7개월 연속 양봉 형성에 실패한 이래 모멘텀 공백와 매수주체 부재 현상이 길어지고 이에 따라 조정이 장기화되면서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력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뚜렷한 매수주체가 없는 증시는 만기일 매물 부담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만기일 이후의 수급 개선 기대감, 롤오버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비교적 원활하게 매물을 소화할 공산이 크다.
이에 따라 시장은 종합지수 800선에 대한 신뢰감이 형성된 가운데 추가 상승을 도모할 전망이다. 국내외 악재에 내성이 길러진 상황에서 만기일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저점 높이기를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 만기일을 넘어 = 국내 증시에 두 번째로 맞는 트리플위칭데이와 관련, 수급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대규모 청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8,000억원이 넘게 남아있는 매수차익잔고의 청산과 롤오버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며 득실계산이 분주하다.
보수적인 시각은 오는 14일 코스피200 구성종목 재편과 지수산출방식 변경에 따른 트래킹에러를 우려한 기관이 가능한 물량을 모두 청산한 뒤 새롭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이라는 전망을 견지하고 있다.
반면 장기증권저축연계 물량 등이 청산 대상에서 제외되고 일부 허수 물량을 빼고 나면 실제로 만기일에 출회될 매물이 많지 않다는 견해가 맞서고 있다.
그러나 매물 출회에 대한 시각 차이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매물이 쏟아질 경우 지수관련주의 저가 매수기회가 제공될 것이라는 데에는 대체로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만기를 맞는 입장에 따라 크게는 3,000억원 가량의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트리플위칭데이를 전후한 시점을 수급 개선의 변곡점으로 보는 시각은 다르지 않다는 얘기다.
이번주 들어 크게 증가한 9월물 미결제약정과 6월물과 9월물의 스프레드 등을 감안하면 이미 상당부분이 롤오버됐고 또 롤오버될 조건이 갖춰져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만기일 지수선물동향과 시장베이시스에 따라 달라질 매물규모보다는 흡수여부가 관심이다.
미래에셋운용전략센터 이종우 실장은 “만기일 이후 수급개선, 불확실성 제거 등을 감안하면 만기일 물량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며 “일시적인 조정이 나타나면 화학, 철강 등 소재주와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저가매수에 나서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 차별화 對 동조화 = 프로그램 매물 부담과 함께 최근 증시를 압박한 뉴욕증시가 여전히 불안정한 흐름을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과 뉴욕증시의 차별화 논리가 다시 부각되고 있어 주목된다.
뉴욕증시 주요지수와 국내 주가의 상관관계가 크게 떨어진다는 ‘디커플링’ 논리는 지난주 말 뉴욕증시가 ‘인텔 충격’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가 견조한 모습을 나타내면서 힘을 얻고 있다.
국내 경기와 기업실적이 미국과 달리 뚜렷한 회복국면에 접어들면서 펀더멘털이 차이를 보이고 있는 데다 미국의 경우 분식회계 우려, 테러공포 등 외적인 악재가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증시의 경우 인텔의 실적전망 하향 조정에서 나타나듯이 이달 중순 본격적으로 발표되는 2/4분기 기업실적 전망도 상승모멘텀을 제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국내 증시가 두 달간의 조정을 마무리 짓고자 시점에서 이 같은 디커플링 현상은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러나 지난해 말 전개된 전반적인 차별화 장세를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수출 회복 지연 등으로 당분간 국내 증시 역시 뚜렷한 모멘텀으로 추세를 형성하지 못한 채 수급과 심리에 따라 등락할 공산이 크다.
서울과 뉴욕간에 업종별, 종목별 차별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종합지수가 강한 추세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뉴욕증시가 펀더멘털과의 괴리를 메우고 안정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삼성투신운용 임창규 펀드매니저는 “증시의 조정 폭과 기간이 양호하게 전개되고 있으나 2차 랠 리가 본격화되기 위해서는 뉴욕증시에서 의미있는 반등이 나와야 한다”며 “현 지수대에서의 2차 랠리는 뉴욕증시와 함께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