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여행지 베스트 5] 덜컹거리는 기차에 몸 싣고 추억나들이

녹음이 짙어지고 있다. 월드컵이 아니라면 바깥으로 나가고 싶은 계절이다. 오랜만에 덜컹거리는 기차를 타보는 것은 어떨까. 한국관광공사는 바다,잔잔한 강물,호수의 정경에 젖을수 있는 기차여행지 5곳을 추천했다. #강원 옥계바다 경북 영주와 강원 강릉을 연결하는 영동선은 이색적이다. Z자형태로 고도를 높이는 스위치백철길과 또아리굴을 경험할수 있다. 오십천 물줄기를 따르는 철길은 동해역을 지나면서부터 너른 바다를 펼쳐보인다. 그중에서도 강릉 옥계바다는 경북 울진바다와 함께 푸르름에서 으뜸으로 꼽힌다. 옥계바다로 가는 도중 묵호항에 들린다. 싱싱한 해산물을 구입,즉석에서 맛볼수 있다. 동해에서 강릉 옥계까지 1시간에 1대 꼴로 버스가 다닌다. 울창한 송림의 망상해변을 지나면 옥계면. 백사장과 금진항,금진 해안도로(헌화로)가 옥계바다의 아름다움을 수놓는다. 한적한 어촌의 모습이 남아있는 금진항을 보고,강릉행 버스에 올라 해안도로를 달린다. 심곡리 어촌마을을 지나면 정동진.옥계바다 여정은 그곳 정동진에서 막을 내린다. 이어지는 안인진 해안단애와 동해의 푸르름이 여행길의 여운을 남겨준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묵호행 열차가 하루 8회 운행된다. 묵호역에서 내려 옥계행 버스를 탄다. 영동선 통일호열차를 타고 옥계역에서 내려 옥계해변까지 걸어간다. #여수 수산종합과학관 전라선의 종착역인 여수는 한려수도 및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중심지. 긴 방파제로 연결된 이른 봄 동백의 오동도,한국의 4대 관음기도처인 향일암,물갈라짐 현상으로 일곱개의 섬이 "ㄷ"자형으로 연결되는 사도,옥황상제의 아들이 풍류를 즐겼다는 전설의 백도 등이 비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전남수산종합과학관도 빼놓을수 없다. 수산종합과학관은 돌산대교를 지나 향일암쪽으로 가는 중간 충무공의 전승지인 무술목유원지 입구에 있다. 수산종합과학관은 19개의 수조에 97종의 어류가 전시되어 있다. 40m 바닷속을 그대로 옮겨놓은 산호사 군락과 다양한 어류를 관찰할 수 있다. 바다가 생성된 과정을 슬라이드를 통해 볼 수 있으며,해양.수산 전시실에서는 수산양식 및 서식생물을 패널과 영상물로 설명해 주고 있다. 서울에서 여수까지 하루 14회 열차가 운행된다. #보령 대천해변 장항선은 천안에서부터 한반도의 서쪽을 향해 달린다. 서해안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자동차여행이 쉬워졌지만 충청도지방의 산,평야,바다를 즐기기에는 기차여행이 그만이다. 서울역을 출발한지 세 시간도 안돼 기차는 보령 대천역에 닿는다. 보령은 예로부터 "만세보령"이라고 불리던 천혜의 땅. 대천역에서 시내버스나 택시를 타면 10분도 안 걸리는 곳에 대천해수욕장이 있다. 3.5km 길이의 백사장,파란 바다,점점이 떠 있는 작고 큰 섬,넉넉한 솔숲,수평선 너머 아득히 떨어지는 낙조가 아름답다. 대천해수욕장에서 즐길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머드팩. 해수욕장 입구에 머드팩하우스가 있고,인근 대천 한화콘도에도 머드팩실이 있다. 해수욕장에서 4km 떨어진 앞 바다에는 하얀 자갈해변과 비경을 간직한 다보도가 떠 있는데 유람선이 수시운항한다. 해수욕장 북쪽 1km 지점에 있는 대천항은 서해안 관광해운교통의 요충지. 원산도,삽시도,외연도 등 70여 도서를 들고 나려면 이곳을 통해야 한다. 방파제 쪽에서 번개탄에 구워먹는 조개구이가 별미. 서울역에서 대천까지 하루 12차례 열차가 다닌다. #춘천 의암호 일상에서 탈출을 꿈꿀 때면 늘 춘천을 떠올린다. 춘천은 국내 최대의 내수면적을 자랑하는 호반의 도시. 특히 의암호는 새벽녘에 물안개를 피워 올리며 장관을 연출한다. 의암호에 떠있는 중도는 얼마 전 유행했던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장소로 알려지면서 최근 많은 젊은이들이 찾고 있다. 중도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5분 정도 들어가면 되는데 55만평의 너른 광장에 큰 키의 자작나무가 많은 숲 사이로 잔디구장과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다. 섬주위에 나 있는 8km의 자전거전용도로는 고즈넉한 운치의 호반풍경을 만끽할수 있다. 시원한 물살을 가르는 모터보트,수상스키 등을 타는 모습과 아름답게 떠가는 요트 등의 풍경이 수채화처럼 펼쳐진다. 의암호를 즐길 수 있는 색다른 방법으로는 유람선을 타보는 것이다. 쌍둥이다리인 소양2교에서 3백m쯤 떨어진 곳에서 의암호 유람선이 출발한다. 유람선을 타고 난 후에는 바로 뒤쪽 편에 호수를 따라 공지천 보트장까지 이어지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타보는 것도 좋겠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오전 5시25분부터 40~50분 간격으로 열차가 출발한다. #단양 충주호 중앙선열차는 서울을 벗어나 양평까지 가는 길에 아늑한 남한강을 선물한다. 원주를 거쳐 남쪽으로 내달리는 기차는 제천에서 태백선을 떼어놓고 단양으로 향한다. 단양역 앞에는 유명한 도담삼봉이 있다. 단양에서 충주호반의 정취를 느끼기 위해서는 장회나루까지 걸음을 옮겨야 한다. 이곳에서는 구담봉,옥순봉을 둘러보는 유람선이 운행되고 있다. 뱃전에 기대어 시원한 호수바람과 한껏 물오른 신록의 푸르름을 만끽하는 것이 좋겠다. 30여분의 뱃길 끝은 제천시 청풍면의 청풍나루. 청풍나루 윗편의 산마루에 청풍문화재단지가 있다. 충주호 수몰지역의 문화유산을 원형 그대로 이전,복원해서 조성한 곳이다. 단지 앞 높이 1백62m의 수경분수와 번지점프장,수상비행기가 기다리고 있어 여행의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하루 6회,서울역에서 평일 1회,휴일 2회 열차가 다닌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