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모럴 해저드 .. 유신종 <코리아텐더 대표이사>
입력
수정
sjyu@korea-tender.com
많은 벤처기업들이 생겨났다 없어지고 있다.
벤처기업의 흥망속도는 과거 벤처기업이 등장하기 전과 비교해 볼 때 엄청난 속도로 빨라지고 많아졌다.
벤처기업이 이처럼 쉽게 망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필자는 벤처기업가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투자자들이 회사를 믿고 투자한 돈을 땀 흘리지 않고 번 내 개인의 돈으로 착각하고 쉽게 쓰기 때문에 쉽게 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필자는 이러한 벤처기업가의 모럴 해저드를 방지하기 위해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조속하게 정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벤처기업가는 젊은 나이로 패기와 열정과 아이디어는 풍부하나 경험은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자신이 직접 CEO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자신의 아이디어로 창업했다고 하더라도 경영은 또 다른 세상이다.
아이디어는 어린 아이에게서도 나올 수 있다.
그러나 경영은 어린 아이가 하지 못한다.
자신이 창업자이고 대주주라는 것 때문에 걸맞지 않은 자리를 계속해서 지키고 있다면 결코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창업자 및 아이디어 제공자로서 기여할 부분을 찾고,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의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코리아텐더(구 골드뱅크)도 벤처기업 대부분이 치르는 과정과 고통을 겪었다.
사업 초기에 인터넷을 매체로 독특한 아이디어를 시기적으로 적절하게 도입,무한대의 가능성을 갖고 시작했다.
그러나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많은 난제가 쌓이게 되고,결국에는 창업자가 물러나고 '경영진 교체'라는 고통을 겪게 됐다.
그후 필자가 경영을 맡으면서도 경험이 일천해 신속한 구조조정을 이뤄내지 못해 계속적인 진통을 겪었고 조속한 재도약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소유와 경영이 완전히 분리되었고 코리아텐더는 개인이 움직이는 회사가 아니라 조직이 움직이는 회사로 변모했다.
벤처기업의 소유와 경영이 분리됐는지,아닌지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단 무엇이 회사와 투자자의 이익에 가장 부합하는지 한번쯤은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