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만도공조, 에어컨시장 '다크호스'..삼성.LG 맹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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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시장에서 만도공조가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이 시장은 2위 삼성전자가 최근 1위 LG전자를 맹추격하기 시작해 업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하반기 시장에서는 업계 3위인 만도공조가 복병으로 부상하면서 주목을 모을 것이란 분석이 적지 않다.
LG 삼성 만도는 지난 1·4분기에 활발한 예약판매를 통해 전년보다 각각 1백48%,1백58%,1백50%씩 폭발적으로 국내 매출을 늘렸다.
LG는 지난해 7백33억원에서 올해는 1천8백20억원,삼성은 5백50억원에서 1천4백19억원으로 매출이 급증했다.
올해 1위 자리를 노리는 삼성과 수성에 나서고 있는 LG가 이 기간 중 거실용 에어컨 한대당 수십만원짜리 김치냉장고나 4평형 룸에어컨 등을 끼워주는 전례없는 경품 경쟁을 벌인 덕분이다.
현재 만도의 시장점유율은 13% 정도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
하지만 만도공조는 수익성 측면에서 양대 가전사를 앞섰다는 평을 듣고 있다.
만도 역시 김치냉장고를 제공하면서 뒤늦게 경품경쟁에 가세했지만 LG 삼성이 수익 측면에서 매출성장만큼의 재미를 보지 못한 반면 만도는 적게 투자하고도 실적은 비슷하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양대 가전사가 만도의 추격을 다소 부담스럽게 받아들이는 또 다른 이유는 브랜드 인지도.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은 올해 에어컨 부문에서 LG '휘센'과 삼성 '블루윈'을 제치고 만도 '위니아'를 4년 연속 브랜드파워 1위로 선정했다.
김치냉장고 시장에서 일찍이 만도 '딤채'의 위력을 경험한 것도 위니아의 부상이 신경쓰이는 이유.
만도는 양대 가전사의 강력한 판촉활동에도 불구하고 딤채로 점유율 50% 내외를 유지하면서 국내 1위 자리를 줄곧 지키고 있다.
만도는 전국 대리점이 2백여개로 1천여개 안팎인 LG 및 삼성의 5분의 1수준인데다 1990년부터 가정용 에어컨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후발주자.
만도 관계자는 "지난 80년부터 자동차에어컨을 개발한 공조 전문업체라는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했고 탤런트 이미연씨를 기용해 집중적으로 내보내고 있는 광고도 큰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위니아의 브랜드 인지도가 60% 이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실제 구매할 땐 브랜드보다는 메이커를 택하는 경향이 높다"며 "만도가 양대 가전사를 따라잡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