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M&A바람 분다 .. 올들어 64개社 최대주주 변경
입력
수정
서울시스템 엔터원 현대멀티캡의 최대주주가 바뀌는 등 코스닥시장에 M&A(기업인수합병)바람이 불고 있다.
시장의 장기침체와 맞물려 수익모델이 한계에 부딪친 코스닥기업을 중심으로 매물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잇따르는 1대주주 변동사례가 적대적 M&A성격을 띠고 있다는데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와함께 코스닥등록업체가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해온 CB(전환사채) BW(신주인수권부사채)등 주식연계 채권이 적대적 M&A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이에 대한 대비책이 시급하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장기침체로 인한 주가하락은 BW 등의 행사가격을 낮추고 이는 다시 예정 발행물량을 늘림으로써 주식전환권 행사만으로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홍콩계 증권사인 CSFB는 최근 지난해 투자한 한글과컴퓨터 시큐어소프트 등 5개사 BW의 주식전환권을 행사할 경우 이들 기업의 대주주가 될 수도 있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코스닥증권시장(주) 집계에 따르면 올들어 13일 현재 등록기업중 최대주주가 변경됐다고 공시한 건수는 총 68개에 달하고 있다.
심스밸리 창흥정보통신 국영지앤엠 씨엔씨엔터프라이즈 등 4개사는 두차례 최대주주 변경 공시를 했다.
올들어 5개월여 동안 최대주주가 바뀐 코스닥 기업은 64개사에 이르고 있는 셈이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등록 이후 적자경영으로 어려움을 겪거나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10% 남짓이라는 점이다.
최대주주가 바뀐 배경이 수익모델을 보강하기 위한 합병 등이 주류를 이루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경영참여나 수익모델 보강 차원이 아니라 단기차익을 겨냥한 일종의 '데이트레이딩'성격을 지닌 M&A사례가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적대적 M&A임을 표방해 장내에서 지분을 매집한 후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팔고 빠지는'케이스가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선 국영지앤엠 엔터원 등이 이같은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8%에 불과한 엔터원의 경우 제이앤드캐피탈이 장내에서 12.86%의 지분을 취득해 최대주주가 됐다.
이 회사는 지분 취득 사유에 대해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밝혔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