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투표일은 '노는 날' .. 휴일 표정

민선 시장,도지사를 뽑는 지방선거 날인 13일 오전 10시.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는 대기줄이 1백m나 길게 늘어섰다. 아침 일찍부터 부부나 연인,가족단위 해외 여행객들이 몰렸다. 탑승수속을 밟는데 최고 1시간이 걸렸으며 각 항공사들의 체크인 창구에도 줄이 50m 이상 길어져 티케팅에 30분이나 소요됐다. 김포 국내선에도 제주도 등지로 향하는 행락객들로 붐볐다. 선거 공휴일의 취지를 망각하고 외국에까지 놀러 가는 사람들 덕분에 최근 50%선까지 떨어졌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일본 동남아행 탑승률이 이날 오전 80%까지 치솟았다. 오후에 출발하는 괌 사이판 방콕 등의 예약률은 거의 1백%에 달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오늘 여객탑승 및 예약률은 해외여행 성수기 때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월드컵 개최 이후 예상 외로 손님이 줄어 울상이던 공항 내 면세점과 식당은 여행객들이 몰려들면서 휴일과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올렸다. 부인과 함께 동남아 여행에 나선 김모씨(34.서울 강남구 대치동)는 "금요일(14일) 하루 월차를 내 3박4일 일정으로 나갔다 올 예정"이라며 "지방선거에는 별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전국 골프장에도 이날 아침 일찍부터 임시 공휴일을 틈타 골프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몰려 마치 주말을 연상케 했다. 대구시 동구의 팔공CC는 평상시와 달리 주말과 같은 시간대인 오전 5시49분부터 티오프를 했다. 이미 예약을 마친 84팀의 골퍼들이 아침부터 줄을 이었다. 경북 경산의 대구CC도 이날 주말과 비슷한 1백33팀의 골퍼들이 예약을 하고 골프를 즐겼다. 신라CC 등 경북 경주지역 골프장들도 골퍼들로 성시를 이뤘다. 경북지역의 골프장들은 임시 공휴일인 이날 손님들이 밀릴 것에 대비, 첫 티오프 시간을 평상시보다 10∼20분 가량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청량리역 등에도 산이나 유원지로 떠나는 가족단위 행락 대열이 꼬리를 물었다. 국립공원 설악산을 찾은 관광객도 평일에 비해 30∼40% 늘었다는게 국립공원관리공단측 설명이다. 도심 근교 놀이공원도 가족단위 관람객으로 평상시 주말보다 오히려 붐볐다. 경부 고속도로와 자유로 등 서울 외곽으로 나가는 도로에도 가족단위 행락객들로 보이는 차량중 홀수 차량이 상당수 눈에 띄는 등 차량 2부제가 무색할 정도였다. 이날 오전 대구 남구 대명10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이인종씨(55)는 "임시 공휴일로 정하기까지 했는데도 주권 행사를 포기한 유권자들에 대해서는 향후 참정권 제한 등 일정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사회부 종합 so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