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민족의 저력에 전세계가 경악 .. 66년 월드컵 북한-포르투갈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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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남북한 모두 포르투갈과의 국제 축구경기에서 한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
서로 맞붙을 기회도 별로 없었지만 경기를 벌일때마다 번번이 무릎을 꿇는 악연을 갖고 있다.
북한축구가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에 석패했고,청소년 국제축구대회에서도 남북단일팀과 한국팀 모두 패배했었다.
포르투갈과의 악연은 1966년 영국 월드컵에서 벌어진 북한과 포르투갈의 8강전에서 시작됐다.
당시 평균신장 1백65㎝의 북한은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전원공격,전원수비의'토털사커'를 구사해 포르투갈을 당황케 했다.
북한은 이스라엘인 주심 아스케나의 경기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린 지 23초만에 전광석화같이 선취골을 성공시켰다.
북한은 이후에도 쉴새없이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선취골에 탄력을 받은 북한은 골 행진을 이어갔다.
전반 21분과 22분 잇따라 골을 성공시켰다. 스코어는 3-0.북한은 그러나 포르투갈의 '검은표범'에우제비오의 활약에 추풍낙엽처럼 쓰러져갔다.
그는 시모스가 날린 센터링을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시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에우제비오는 전반 종료 3분전 얻은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포르투갈이 넣은 4골 모두 에우제비오의 발에서 나왔다.
순식간에 역전을 당한 북한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오히려 후반 33분 포르투갈의 아우구스토에 굿바이 헤딩슛을 허용하고 말았다.
북한 선수들은 전의를 상실한 채 패했지만 5만여 관람객들은 경기가 끝난 후에도 한참동안 자리를 지키며 이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지난 91년 남북한 단일팀(코리아팀)이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 출전,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홈팀 포르투갈과 만났다.
강호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고 아일랜드와도 1-1로 비겨 승승장구하던 코리아팀은 골키퍼의 실수로 프리킥을 내주었고 결국 이를 빌미로 실점,0-1로 아쉽게 지고 말았다.
당시 코리아팀의 발목을 잡았던 포르투갈 청소년대표팀 주축이 현재 포르투갈 대표팀의 4인방인 피구,후이 코스타,주앙핀투 등이다.
청소년대회에서 포르투갈과의 두번째 만남은 지난 99년 나이지리아대회.당시 한국 청소년대표팀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포르투갈과 만나 1-3으로 지고 말았다.
첫 경기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한 한국은 2차전에서 우루과이에 패하면서 또 한번 16강 진출의 꿈을 접어야 했다.
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