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락초 <서울자동차경매 사장>

"전문평가사의 엄격한 검증과 철저한 품질보증을 통해 국내 중고차 거래관행을 확 바꿔 놓겠습니다." 국내 최대규모의 중고차 도매상인 서울자동차경매(SAA)의 정락초 사장(52)은 중고차시장에 처음으로 기업형 경영기법을 도입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0년 11월, 9년간 몸담았던 대우자동차판매를 떠나 SAA 사장직을 맡은 그는 취임 1년 만에 회사를 흑자전환시켰고 월평균 낙찰률도 두배 이상으로 높이는데 성공했다. "거래자격 회원을 3백50개 업체로 제한하는 대신 매월 3천5백대 이상의 대량 거래를 성사시킴으로써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전략이 주효했습니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읍에 자리잡은 SAA는 부지 1만2천평에 성능점검장 정비공장 촬영스튜디오 전시장(1천5백대 규모) 등을 거느리면서 어느 중고차 거래업체보다도 신속하고 정확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첨단 전산영상경매시스템을 국내 처음으로 도입, 차량정보 응찰 낙찰 대금정산 차량반출 명의이전 등 경매 전과정이 전산시스템에 의해 관리되도록 함으로써 거래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지난해 3만9천대의 거래실적을 올렸지만 올해는 6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오는 2005년에는 내부 인프라를 더욱 확충해 10만대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정 사장은 이를 위해 출품기반 다변화를 추진하고 중고차 유통 전문인력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부터 시행하고 있는 인터넷 경매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국내 최대규모의 오프라인 기반을 발판으로 온라인 시장까지 진출한 것이다. "인터넷 경매의 장점은 편안함에 있습니다. 차량 평가만 받으면 경매가 끝날 때까지 계속 운행해도 되고 출품을 하기 위해 경매장을 방문할 필요도 없습니다. 또 인터넷 홈페이지(www.saa.co.kr)를 통해 경매 진행상황을 생중계로 지켜볼 수 있기 때문에 경매의 스릴도 즐길 수 있습니다." 현재 SAA는 나름대로 규모의 경제를 갖추면서 경영여건이 호전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00년 설립초기에는 5억5천8백만원의 적자를 봤으나 지난해는 6억4천7백만원의 흑자를 냈고 올해는 1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중고차 매매사업은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드는 단점은 있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이익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속성이 있습니다." 정 사장은 얘기 끝에 내년쯤 코스닥 등록도 추진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지난해 영남권에 고려경매장과 제휴를 맺은데 이어 올해는 호남권에도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란다. 지난 92년부터 2000년까지 무려 99개월동안 대우자동차의 심장격인 인천지역 영업본부장을 맡았던 정 사장이 국내 중고차 시장에도 특유의 뚝심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