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8일자) 실업률은 2%대로 낮아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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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실업률이 2.9%를 기록했다는 통계청의 발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지난 97년 11월의 실업률 2.6% 이래 가장 낮은 수치여서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우리의 고용사정이 4년6개월만에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셈이다.
그동안 고용문제의 취약성으로 지적됐던 경제활동참가율도 62.2%로 97년 평균치(62%)를 웃돌아 개선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어 다행이다.
과열을 걱정할 정도로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실업감소는 지극히 당연한 귀결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불안한 구석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우선 지난 5월의 전월 대비 취업자증가율이 가장 높은 산업은 농림어업이다.농번기라는 계절적 요인이 어느정도 작용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계절조정 실업률이 전월과 변함없는 3.1%라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또 제조업의 취업은 부진한 반면 서비스업의 취업증가가 고용증가를 주도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지난 1·4분기 성장률 5.7% 가운데 서비스업의 성장기여도가 60%를 넘고 있는데 따른 필연적인 결과다.
이는 내수 서비스업은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면 수출과 설비투자의 부진으로 제조업 고용은 정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인력자원의 활용이란 측면에서 깊이 생각해 볼 문제다.
늘 지적돼 왔던 불안정한 고용구조 역시 오히려 심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여전히 문제점으로 남아 있다.
종사상지위별 고용구조를 보면 상용근로자는 47.6%로 1년전에 비해 1%포인트가 줄어든 반면 임시직은 0.1%,일용직은 1%포인트가 높아졌다.
연봉제 실시 등 고용관행의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추세이긴 하지만 종사상지위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주당 평균 36시간 미만의 불완전 취업자수도 지난해에 비해 늘어나는 추세다.
외환위기 이후 구직포기로 감소를 면치 못하던 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난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62.2%라는 경제활동참가율 수준은 미국 등 서구선진국들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것이다.
이는 인적자원 활용이 미흡하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결국 실업률이 낮아졌다고 좋아할 일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취업구조를 좀더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려는 노력을 게을리해선 안된다. 공공근로사업 등 임시방편적인 고용대책에서 벗어나 고용구조의 질적 개선을 도모하는 동시에 인적자원 활용 극대화를 위한 인적자원개발에 더욱 치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