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저밀도지구 2순위 재건축, 착공시기 놓고 市-구청 갈등

서울시내 저밀도지구 2순위 재건축단지의 착공시기를 놓고 서울시와 해당 구청이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어 향후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순위 단지의 이주가 주변 전세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자 각 구청은 지금이라도 2순위의 착공시기를 결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해당 구청들은 "서울시가 전세값 폭등을 우려해 2순위 재건축 단지의 착공시기를 미뤄 온 명분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며 서울시 시기조정위원회의 심의를 촉구하고 있다. 반면 서울시는 "1순위 단지의 이주가 아직 진행중이고 지금의 전세값 안정세는 비수기에 따른 것"이라며 좀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전세시장 잠잠=서울시와 기초자치단체 모두 1순위 단지의 이주가 주변 전세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는 점에는 동의하고 있다. 강남구 관계자는 "주민이주가 80% 이상 진행됐지만 인근 도곡동 역삼동 일대 전세값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파구청 관계자도 "잠실동 주변에 대규모로 들어선 다세대가 이주 수요를 모두 흡수하면서 전세값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이같은 의견에는 동의하고 있다. 서울시 주택기획과의 김창식 과장은 "컨설팅업체를 통해 전세시장 동향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전세시장이 조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인 부동산114의 분석도 이와 일치하고 있다. 강남구에선 지난 3월말부터 5월말까지 두달동안 전세값 변동률이 뒷걸음질쳤다. 송파구에서도 잠실4단지 이주가 시작된 5월말 이후 전세값이 강보합세를 기록하는데 그치고 있다. ◆2순위 선정시기에는 이견=해당 구청은 지금이라도 시기조정위원회를 열어 2순위 착공을 허가해달라는 입장이다. 전세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데 구태여 착공을 늦출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강남구는 지난 5월말부터 지속적으로 시기조정위원회의 심의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의 생각은 다르다. 현재의 전세시장 안정은 비수기 영향이 크다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다. 7∼8월 성수기가 되면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게다가 잠실 4단지의 이주는 아직 10%밖에 진행되지 않아 파급 효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의 김창식 과장은 "저밀도지구의 착공 시기에 대한 기준을 마련중"이라며 "기준이 마련된 뒤 2순위의 착공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2순위 단지는=청담·도곡지구에선 이미 2순위로 영동 1·2·3단지가 선정됐다. 시기조정위원회의 심의만 남은 상태다. 잠실지구에선 아직 2순위가 결정되지 않았다. 송파구청은 빠른 시간 안에 2순위를 선정하겠다는 입장만 밝힐 뿐 구체적인 선정 기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들은 3단지와 시영이 경합을 벌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