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마감] 금리 5.95%로 하락, "미국 눈치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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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금리가 사흘 연속 하락했다.
국채 금리는 재무부 채권 금리가 엿새만에 반등해 상승 출발했지만 강세를 보이던 주가가 장중 상승폭을 좁히자 하락세로 전환했다.
통안채 입찰 물량이 예상보다 많았음에도 입찰이 무난하게 이뤄지고 이스라엘에서 버스폭발 사고로 중동지역의 긴장이 높아져 금리 하락이 가속됐다.
18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2002-4호 수익률은 전날보다 0.03%포인트 하락한 5.95%로 마감했다. 장 초반 수익률은 6.03%까지 상승했지만 매도세가 강하지는 않았다. 금리는 주가 상승이 제한되자 곧 하락곡선을 그렸고 정오께 전일 대비 하락세로 전환했다.
통안채 2년물과 국고 3년물의 금리 스프레드가 거의 없어졌다. 이날 통안채 2년물은 전날과 같은 5.94% 수익률에 마쳤다.
국고 5년 2002-5호는 0.03%포인트 하락한 6.35%를, 통안채 1년물은 0.02%포인트 하락한 5.39%를 각각 가리켰다.
회사채 금리도 하락했다.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가운데 AA- 등급 수익률은 0.03%포인트 하락한 6.77%를, BBB- 등급 수익률은 0.03%포인트 하락한 10.71%를 가리켰다.
국채 선물은 사흘째 상승했다. 9월물은 5만3,122계약 거래되며 전날보다 0.14포인트 상승한 104.72로 마감했다. 6월물은 만기일을 맞아 1,338계약 거래되며 전날과 같은 105.05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매도세로 전환했다. 외국인은 이날 국채 선물 시장에서 2,102계약 순매도했다. 반면 증권사는 2.495계약 순매수했다.
한국은행은 통안채 2년물 입찰에서 예정금액 2조원 전액이 금리 연 5.97%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입찰 물량이 당초 시장 전망치, 1조5,000억원보다 많았지만 응찰 금액은 넉넉했다. 이날 입찰에는 31개 기관이 3조7,900억원으로 응찰했으며 부분낙찰률은 약 15%를 기록했다.
한 선물회사 관계자는 응찰이 강하게 이뤄진 데 대해 "시장 참가자들이 통화 환수가 가시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국은행의 금리 급락 우려로 통안채 입찰 물량이 다소 증가한 반면 최근 한국은행으로부터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한 유동성 지원이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시장 참가자들은 자금 사정이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 단기 금리 하락세 연장될 듯 = 지난주 미국과 국내 금리가 다른 방향으로 움직여 두 나라 시장의 차별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국내에서 국내 금리는 아직 미국 시장의 눈치를 보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 관계자들은 전날 미국 재무부채권 금리가 상승했지만 최근의 미국 증시 및 금리 하락세는 일단락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대한투자신탁증권의 유승곤 애널리스트는 "어제 미국의 주가가 급하게 반등하기는 했지만 경제 지표 악화, 국제 정세 불안정, 회계 불투명성 등으로 미국 주식시장 하락세가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은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한 국내 단기 금리 하락세도 끝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환선물의 홍창수 대리는 "국내 금리가 너무 하락했다는 경계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선뜻 매도세가 일지 않고 있다"며 "당분간 이 같은 추세는 이어져 지난 주까지 지지선이었던 금리 6.00%가 저항선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미국에서는 5월중 소비자물가지수와 주택착공 실적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전달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 0.5%에서 5월 0.1%로 누그러졌을 것이지만 주택착공은 4월 155만5,000가구에서 5월 159만9,000대로 늘어 전체적으로 경제 지표의 채권 시장에 대한 영향은 중립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주식시장에서는 전날 급등에 따른 차익 매물이 나올 수 있고 이스라엘에서 버스폭탄테러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다시 높아져 금리가 하락 전환할 공산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