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옹성 빗장수비 투혼으로 뚫었다 .. 한국-이탈리아전 상보

그 어떤 드라마가 이보다 극적이고 감동적일 수 있을까. 한국이 강력한 우승 후보 이탈리아를 연장접전 끝에 2-1로 잠재우고 세계 8강고지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전반 초반 한국은 먼저 찬스를 잡았다. 전반 5분께 골지역 왼쪽에서 송종국이 프리킥을 올리는 순간 페널티지역 안에서 이탈리아의 수비수 크리스티안 파누치가 설기현을 잡아 넘어뜨렸다. 주심은 바로 휘슬을 불며 한국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그러나 키커로 나선 안정환의 슛은 이탈리아 GK 잔루이지 부폰의 선방에 걸리며 한국은 선취점을 올릴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위기를 모면한 이탈리아는 바로 반격에 나섰다. 이탈리아의 골게터 비에리는 10분 한국 문전 앞에서 날카로운 왼발 터닝슛으로 포문을 연데 이어 8분 뒤 바로 선취점을 뽑아냈다. 18분 한국진영 왼쪽 코너에서 띄워준 볼을 장신의 비에리(1백85㎝)는 솟구쳐 오르며 그대로 헤딩슛,한국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한국은 그러나 실점 뒤에도 전혀 움츠러들지 않고 공세를 지속했다. 35분 최전방에 있던 안정환이 이탈리아의 골키퍼를 등진채 오른발 터닝슛을 날렸지만 공은 골대위를 살짝 벗어났다. 한국은 후반 17분 전반 부상을 당한 김태영을 빼고 스트라이커 황선홍을 투입,공격력을 강화했지만 이탈리아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그러나 열릴듯 열릴듯 열리지 않던 이탈리아의 골문은 후반 43분 설기현의 통렬한 오른발 슛 한방에 기어코 뚫리고 말았다. 이탈리아 수비진들이 걷어내다 흐르던 볼을 문전 앞에 있던 설기현이 그대로 강슛,그토록 견고하던 이탈리아의 골문을 흔들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연장 후반 안정환의 극적인 헤딩 골든볼로 대혈투의 종지부를 찍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