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역사탐방] 구석구석 대륙의 역사를 벗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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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다 본다.'
세일여행사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중국역사탐방 여행상품을 내놓았다.
22박23일 일정의 '실크로드 역사탐방', 15박16일 일정으로 꾸민 '화북.화중 역사탐방' 상품 2가지.
12억 인구, 한반도의 44배 크기인 광활한 대륙의 역사와 자연을 꼼꼼히 살핀다.
중국의 과거와 현재에서 미래를 더듬어 보고, 한반도의 앞날도 생각해 보는 여행이다.
배낭여행방식으로 저렴하게 꾸몄다.
주로 기차를 이용, 밤에 이동하며 자유관광한다.
전일정 인솔자가 동행한다.
실크로드 역사탐방
베이징(北京)에서 대장정을 준비한다.
3일 동안 천안문, 이화원, 만리장성, 용경협, 명십삼릉 등의 명소를 자유로이 돌아다니며 중국의 문화와 중국인의 삶을 느껴본다.
4일째 되는 날 밤새 열차를 타고 서안(西安)으로 이동한다.
산시성(陝西省)의 성도인 시안은 동서양 문화교류의 연결통로였던 실크로드의 시작점.
지안(長安)이란 이름으로 더 익숙한 역사의 도시다.
진시황병마용갱박물관, 진시황릉, 화청지, 양귀비묘 등 장대한 중국역사의 숨결을 느낄수 있는 유적들이 산재해 있다.
백제 의자왕과 유민들이 이곳 서안으로 끌려와 치욕스런 삶을 살았다고 한다.
8,9일째는 감숙성의 성도 난주(蘭洲)에 머문다.
금이 많이 났다고 해서 금도(金都)라고도 하는 이곳은 실크로드의 교통요충.
서역을 여행한 현장법사도 이곳에서 하룻밤을 묵었다고 한다.
백탑산공원, 감숙성박물관 등을 둘러본다.
다음날은 만리장성의 최서단 성곽도시인 가욕관(嘉欲關)의 성채에 기대 끝없이 펼쳐진 황색사막을 내닫는 거친 바람에 몸을 맡겨 본다.
긴 여행에 무거워진 발걸음 앞에 돈황(11~12일째)이 모습을 드러낸다.
돈황은 고비사막의 오아시스 도시.
서역으로 향했던 사람이면 누구나 발걸음을 멈추었다는 이곳은 실크로드의 거점으로 크게 번성, 세계적인 '돈황예술'을 창출하기도 했다.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막고굴의 천불동이 대표적이다.
사주성, 백마탑, 옥문관, 양관, 월아천 등도 지나칠수 없다.
드넓은 옥수수, 보리, 목화밭 앞에 줄지어 서 있는 백양나무의 푸른잎새가 더위에 지친 여행객들에게 힘을 준다.
'중화의 수호자'라 불리는 신강위구르자치구의 동대문 하미(哈密) 역시 풍부한 역사유적을 자랑한다.
동천산풍경명승지, 천산묘, 하미왕릉을 뒤로 하고 투루판(吐魯番)으로 향한다.
위구르말로 '팬 땅'이란 뜻대로 중국에서 표고가 가장 낮은 지역.
포도가 많이 나는 이곳은 양이 많이 지나다니는데 그 분위기가 이슬람문화와 혼합돼 색다른 맛을 준다.
서쪽으로 향했던 발걸음은 16일째 우루무치(烏魯木齊)에 닿는다.
2천여년 동안 양과 소떼를 몰고 다니는 많은 소수민족들이 어울려 살던 초원지대였다.
지난 92년 실크로드철도가 개통, 알마타 타슈겐트까지 이어져 지금은 교통이 편리해졌다.
17일째 오전 10시부터 19일째 오후 1시까지 기나긴 열차여행.
대륙을 횡단, 국제적 상업도시로 번성하고 있는 상하이에서 짐을 푼다.
남경로를 걷고, 황포강을 따르며 개방의 맥박을 느껴본다.
그리고 동양의 베니스 쑤저우(蘇州).
'천하의 원림(정원)은 강남에 있고, 그중 쑤저우의 원림이 으뜸이다'란 말의 의미를 음미해 본다.
원림은 10여곳이 복원돼 개방되고 있는데 송대의 창랑정(滄浪亭), 원대의 사자림(獅子林), 명대의 졸정원(拙政園)과 유원(留園)이 유명하다.
마지막으로 쑤저우 밑의 항저우(杭州)를 찾는다.
마르코폴로가 넋을 잃었을 정도의 아름다운 경관이 기다린다.
화북.화중 역사탐방
황하의 남쪽, 태산의 북서쪽에 위치한 물의 도시 제남을 출발, 태산에 오른다.
태산은 중국 오악(五岳)의 첫번째 산.
중국인은 이 태산을 영혼이 깃든 산이라 여기고 있다.
정상까지 놓여 있는 7천개의 돌계단을 따라 정상인 옥황정에 올라 크게 심호흡을 해본다.
다음 여정은 곡부, 공자의 고향이다.
조금 서두르면 도시 전체를 다 둘러볼수 있다.
이어 '아홉왕조의 도읍지', 삼국지의 무대인 낙양(洛陽)에 입성한다.
중국 3대 석굴의 하나인 용문석굴 등을 보고 전국시대의 노자, 당나라때의 두보 이백 백낙천 등 이곳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문화예술인들의 자취를 찾아본다.
권법연습으로 움푹 팬 돌상, 석탑이 문자대로 늘어선 탑림 등이 있는 소림사는 필수답사코스.
시안을 보고, 장강을 따라 자리한 난징에 들러 근세사의 한장을 펼쳐본다.
태평천국의 난의 근거지, 중.일전쟁 당시 국민당정부의 소재지, 일본군이 저지른 난징대학살의 피비린내 나는 현장이다.
쑤저우, 항저우의 자연경관을 보며 잠시 숨을 돌리고, 황산(黃山)으로 향한다.
안후이성의 동쪽에 자리한 황산은 '오악이 눈에 차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산.
그리고 상하이에서 긴 여행을 맺는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