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2일자) 中企 3苦 방치해선 안된다

제조물책임법(PL법)의 내달 시행을 앞두고 중소기업들의 걱정이 태산이라고 한다.제품결함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를 감당할 능력이 충분치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은행의 토요휴무제가 실시되고,외국인 불법체류자 단속강화 등으로 외국인 노동력 확보가 어려워져 중소기업들이 3중고(苦)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물론 PL제도는 법 제정후 2년반의 유예기간을 거쳐 시행되는 것인 만큼 준비부족 등은 업계 스스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일이고, 또 소비자 보호를 강화해야 할 당위성은 아무리 강조하더라도 지나치지 않다. 다만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시행초기의 부작용이 너무 커 중소기업들의 기업의욕을 떨어뜨리고 부담증가로 인한 부실화를 초래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지난 95년 PL법을 시행한 일본의 경우 법시행 1년만에 손해배상 관련 소송이 87%나 폭증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기업들에 미칠 파장이 어느정도인지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더구나 은행의 토요휴무제가 실시되면 중소기업들은 급전 융통 등 자금운용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큰데다 인건비 상승과 생산성 저하를 초래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기업들 스스로 노력하는 것 이외의 마땅한 해법을 찾기도 어려운게 현실이지만 그렇다고 국가경제의 기저(基底)를 이루는 중소기업의 위축을 방치할 수도 없는 일이다. 따라서 우리는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중소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 아직도 PL법 시행에 따른 파장의 위력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도 많을 것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기업들이 태반일 것이다. 교육이나 설명회 등을 통해 이들을 도와주는 것은 정책당국의 몫이다. 가능하다면 대처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당분간이라도 소송에 따른 편의와 비용 등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지원책을 강구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