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팀은 외롭다 .. 표없어 "응원하고 싶어도 못해"

'고립무원(?) 스페인팀.' 스페인은 지난 2일 월드컵 본선 예선전을 광주시에서 치르면서 이 도시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광주시민들은 스페인 서포터즈(응원단)를 만들어 열렬히 응원했다. 물론 상대편인 슬로베니아도 응원해 주었다. 이 게임에는 국내 일반팬들이 적어 서포터즈들이 표를 구하기가 쉬웠다. 하지만 이번엔 사정이 달라졌다. 스페인 서포터즈 강필호씨(39)는 "지난번 스페인-슬로베니아전때는 경기 며칠전부터 공항과 호텔 등에서 스페인팀을 위한 자원봉사활동을 했고 경기장 안팎에서 서포터즈 회원 수백명이 열성적으로 스페인을 응원했다"며 "이번에는 뭣보다 입장권을 구하기 힘들어 하는 수 없이 각자 TV로 경기를 관람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스페인 서포터즈 김지혜씨(25)도 "최소 몇 명이라도 경기장에 들어가 미리 준비한 대형 스페인 국기라도 걸면 좋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스페인 축구팀을 후원하는 기업도 드물다. 스페인계 기업인 라이코스코리아 홍보팀 관계자는 "사실 '한국-스페인전'을 대비해 '스페인 서포터즈'를 조직해야겠다는 생각을 누가 했겠느냐"며 "스페인기업인 '테라라이코스'가 대주주이긴 하지만 1백50명 직원 모두 한국인인 '한국기업'이어서 스페인을 응원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스페인 합작법인인 A사의 한 관계자는 "한국에 진출해있는 스페인 기업은 10여개에 불과하다"며 "대부분 소규모인 데다 스페인인 채용규모도 적어 스페인 축구팀을 조직적으로 응원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스페인에 생산법인이나 판매법인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 역시 스페인 응원과는 거리가 멀다. 삼성전자에서 유럽지역 수출을 담당하는 전용성 DVS사업부 부장은 "스페인을 비롯해 월드컵에 출전한 잉글랜드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의 거의 모든 나라가 삼성의 고객"이라며 "바르셀로나에 생산법인을 두고는 있지만 전략적인 차원에서도 특정 나라만 지지하기 힘든 입장"이라고 밝혔다. 안재석·이방실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