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 18개월 최저, "1,200원 접근, 정부개입 강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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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사흘째 하락하며 18개월중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지선으로 인식됐던 1,220원이 무너지며 다시 환율 급락에 대한 경계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전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의 바람을 안은 가운데 공급 우위의 장세가 유지됐다. 시장 분위기는 뚜렷하게 아래쪽을 향해 있으며 달러매도(숏)마인드가 강하다.
재정경제부의 구두개입이 있었으나 크게 영향을 주지 못했으며 일부 정유사의 결제수요나 국책은행 등의 매수세가 1,220원을 지지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역부족이었다.
추가 하락에 대한 인식이 강화된 가운데 달러화 약세 진전여부, 정부의 개입의지나 강도, 수급불균형 해소 등이 중요한 관건으로 지목되고 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5.10원 내린 1,219.40원에 한 주를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2000년 12월 20일 1,217.00원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225.00원, 저점은 1,217.70원으로 지난 2000년 12월 21일 장중 1,217.30원까지 내려선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루변동폭은 7.30원을 가리켰다.
시장은 달러화 약세와 공급우위를 반영, 꾸준한 내림세를 보이며 1,210원대에 진입, 18개월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일시적인 반등이 있었으나 지속성은 부족했다.
◆ '1,200원' 바라본다 = 전반적인 그림은 미국 달러 약세 흐름에 귀속돼 있다. 달러 약세가 추가로 얼마나 진전될 것인지가 관심사이며 월말로 접어들고 있음을 감안, 공급우위의 장세 지속 등을 덧붙이면 1,210, 1,200원이 차례로 타겟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일 정부의 개입레벨과 강도가 하락 제한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외국인 주식순매도분 축적에 따른 역송금수요의 규모에 따라 낙폭 확대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전반적인 달러 약세 분위기인 데다 한 업체의 채권발행분 1억달러 가량이 공급돼 공급우위의 장세가 나타났다"며 "국책은행 등의 매수세나 일본은행(BOJ)의 개입 경계감이 하락을 제한했으며 시장포지션이 남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주는 BOJ의 개입 레벨과 강도에 따라 달러/엔이 움직이는 방향에 가장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월말로 접어듦을 감안, 아래쪽으로 1,205∼1,206원까지 추가 하락할 여지가 있고 위로는 1,230원이 막힐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정부가 전 저점이 깨지자 물량을 흡수하면서 1,220원을 지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끝내 지키지 못했다"며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중점을 두면서 급락을 원하지 않을 뿐 달러 약세가 추가로 진전되면 트렌드를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전 저점이 뚫려 차트상으로 걸리는 레벨이 없으며 다음주에도 흐름을 좇아가면서 네고장세나 정부의 방어의지 등을 체크해야 할 것"이라며 "다음주에는 1,200∼1,225원 범위를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 달러/엔 추가 하락 = 전날 뉴욕에서 미국 경제지표 악화로 123.48엔을 기록한 달러/엔 환율은 이날 일본 정부의 잇단 구두개입에도 불구, 대체로 하락세를 유지했다.
달러/엔은 오전중 일본 재무성 관계자들이 연달아 엔화 강세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며 시장개입을 시사, 일시적으로 123.80엔대까지 반등했다. 그러나 미국 경제와 증시에 대한 우려로 달러매도세가 이어지면서 달러/엔 환율은 재반락, 오후 4시 48분 현재 123.22엔을 기록중이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749억원, 13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사흘째 주식순매도를 이어 5,000억원에 육박하는 외국인 주식순매도가 축적됐으며 이날 일부가 역송금수요로 등장했으나 환율 하락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0.20원 높은 1,225.00원에 출발한 환율은 이내 하락 반전, 1,221∼1,222원을 오가다가 매도공세 강화로 9시 52분경 1,219.20원까지 흘러내렸다.
환율은 일본 정부의 잇단 발언과 함께 재정경제부의 구두개입이 시장에 전달되면서 한때 1,222원선까지 반등키도 했다. 그러나 환율은 공급우위 장세를 반영, 1,219원선으로 재반락한 뒤 1,219.8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와 같은 1,219.8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업체 네고, 역외매도 등으로 2시 9분경 이날 저점인 1,217.70원까지 내렸다.
이후 환율은 국책은행 등에서 달러사자주문가 이어지고 큰 규모의 결제수요가 있었다는 얘기 등으로 3시 42분경 1,221.70원까지 반등했다. 그러나 역외매도세로 반등기조가 이어지지 못하고 장 후반 외국인 주식순매수자금 공급으로 1,220원이 재차 무너졌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6억5,89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7억6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6억2,000만달러, 3억7,860만달러가 거래됐다. 22일 기준환율은 1,220.2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