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4강 '신천지' 밟다 .. 강호 스페인꺾고 준결승 진출

전세계가 'Korea'라는 이름앞에 또 한번 경악했다. 태극전사들은 강호 스페인을 물리치고 월드컵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날 태극전사들은 '1백20분'간의 연장까지 가는 사투를 벌여 0-0무승부를 기록,승부차기 끝에 5-3으로 극적 승리를 거두며 월드컵 준결승 티켓을 따냈다. 아시아 국가가 월드컵 본선에서 4강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4천7백만 국민의 하나된 함성,지치고 다친 몸을 이끌고,뜨거운 가슴으로 경기에 임한 태극전사들의 '혼(魂)의 축구'의 대승리였다. 2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스페인과의 8강전에 나선 한국대표팀은 경기초반 긴장한듯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지 못했다. 이탈리아와 연장전까지 가는 혈전을 치른 피로는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코뼈가 내려앉은 김태영은 얼굴 보호대를 하고,다리가 성치않은 김남일도 이를 악물고 뛰었지만 스페인에게 결정적인 찬스를 여러차례 내주었다. 골키퍼 이운재의 선방으로 전반을 0-0으로 끝냈지만 보는 이들의 가슴을 졸이게 한 45분이었다. 후반들어 태극전사들의 몸놀림은 빨라졌다. 정신력을 앞세운 한국 특유의 투혼이 그라운드 곳곳에서 빛을 발했다. 스페인 역시 강력한 공격을 지속했지만 미드필드에서부터 모든 선수들이 온몸으로 막아냈다. 또 안정환 박지성 이천수 설기현 등 공격진들은 전반전에 나타나지 않았던 날카로운 공격을 선보이며 스페인 골문을 두드렸다. 스페인 역시 세계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하듯 한국 수비진을 끝임없이 괴롭혔다. 일진일퇴의 공방은 연장전까지 지속됐으나 끝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승부차기 역시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양팀 키커들의 연속골 행진은 스페인 4번째 키거의 슛을 이운재가 막아내면서 끝났다. 한국의 마지막 키커 홍명보가 시원스레 골을 넣으면서 길고 긴 싸움은 한국의 승리로 끝났다. 태극전사들은 오는 25일 전차군단 독일과 결승진출을 놓고 서울 상암동월드컵경기장에서 일전을 치른다. 이날 서울 광화문과 시청을 비롯한 전국은 또다시 붉은 함성이 물결치는 장관을 연출했다. 서울 시청앞과 광화문에만 1백20만명등 전국에서 5백만명 가까운 인파가 감동의 응원을 펼쳤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