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 18개월 최저치, "1,210원 하향시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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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나흘째 하락, 18개월 최저치를 거듭 경신했다.
전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 추세의 영향권내에서 국내 외환시장도 편입됐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주 123엔대에서 121엔대로 급락했다.
일본 정부가 직간접 개입에 거듭 나서고 한국 정부도 개장전 구두개입을 통해 환율 하락에 제동을 걸었으나 시장 분위기는 명백하게 아래쪽으로 향했다.
월말을 앞둔 네고물량 공급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달러/엔이 추가 하락한다면 1,210원에 대한 지지력 테스트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5.90원 내린 1,213.50원에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2000년 12월 19일 1,209.20원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215.00원, 저점은 1,210.70원으로 지난 2000년 12월 20일 장중 1,209.50원을 저점으로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 하루변동폭은 4.30원을 가리켰다.
이날 오전중 전자업체 등에서 일부 공급된 것을 제외하고 시장에 달러는 많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역외세력은 매도쪽에 기운 흐름이었다. 아직 중소업체들의 물량공급이 본격화되지 않은 흐름이다.
◆ 1,210원 하향 시도할 듯 =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화 약세가 지배하는 장세에서 별다른 탈출구를 찾을 수 없다"며 "수급은 오전에 전자업체 등이 많이 나와 공급우위가 유지됐으며 오후장에서 일부 은행권에서 달러되사기(숏커버)를 통해 레벨을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매수세가 취약해 내일도 1,208원까지 하락할 여지가 있다"며 "다만 개입 경계감 때문에 달러매도초과(숏)으로 이월하기에 부담이 있었으며 내일 한국과 독일의 월드컵 축구경기를 앞두고 거래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월말에 근접했음에도 의외로 달러 공급이 많지 않았으며 역외에서는 고점에서 부분적으로 매도에 나섰다"며 "중소업체 네고가 본격적으로 나와야 환율 하락이 힘을 받으나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달러/엔이 추가 하락한다면 내일은 1,208∼1,215원에서 거래될 것"이라며 "원-엔 비율이 9.8대1 정도까지 올라서 일본 정부에 비해 한국은 개입 강도가 강하지 않고 한시름 덜었으며 속도감에서만 불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 달러/엔 121엔대 하향 = 달러화 약세가 심화, 달러/엔 환율이 121엔대로 크게 떨어졌다.
지난주말 뉴욕에서 일본 정부의 개입 우려감 희석으로 121.40엔에 마감한 달러/엔 환율은 이날 급등락을 거쳤다. 오전중 일본 재무성 관계자의 구두개입에 이어 점심시간 일본 외환당국의 직개입 단행으로 122.76엔까지 반등하기도 했으나 달러화 약세의 지속으로 재반락, 121.46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오카와 재무상은 달러/엔 하락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했음을 확인했으며 추가 개입을 시사했다.
엔/원 환율은 엔화 강세의 정도가 원화를 앞질러 장중 100엔당 1,000원대를 회복하기도 했으며 같은 시각 998원선을 가리키고 있다. 정부의 개입 경계감이 차츰 뒤로 물러설만한 레벨.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나흘만에 주식순매수로 돌아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1억원, 74억원의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지난주 후반 5,000억원에 달한 외국인 주식순매도에 따른 역송금수요가 일부 유입됐으나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은 데다 최근 외국인 주식매매동향은 시장의 관심권 밖이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지난 금요일보다 5.10원 낮은 1,214.30원에 한 주를 연 환율은 이내 낙폭을 확대, 9시 32분경 이날 저점인 1,210.70원까지 미끄러졌다.
이후 환율은 재경부의 구두개입 등으로 1,212원선으로 올라선 뒤 달러/엔 반락 등으로 1,211원선으로 하향 횡보한 뒤 1,211.6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일본 외환당국의 직개입을 반영, 환율은 오전 마감가보다 1.40원 높은 1,213.00원에 오후장을 열고 개장직후 1,215.00원까지 반등폭을 확대, 오전중 고점을 깼다.
그러나 추격매수세 부재로 서서히 반락한 환율은 일시적으로 1,211원선까지 밀리기도 했으며 대체로 1,212원선에서 거래되다가 장 후반 1,213∼1,214원으로 약간 상향 조정됐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2억3,94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5억74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4억8,000만달러, 5억1,520만달러가 거래됐다. 25일 기준환율은 1,212.3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