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결제' 표준화 난항..SK텔.KTF.LG텔 합의못해

휴대폰 지불 서비스의 표준화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F,LG텔레콤 등 이동통신3사는 휴대폰에 스마트칩을 내장해 휴대폰을 신용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올해 안에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휴대폰을 이용해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버스 지하철을 이용할 때 휴대폰을 교통카드처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회사마다 기술방식이 달라 이용자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특히 휴대폰을 지불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카드 승인 단말기를 식당이나 호텔,주유소 등 각 업소에 보급해야 하는데 기술 표준이 다르기 때문에 중복 투자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SK텔레콤은 1천만달러의 펀드를 조성,10월께까지 3만대의 카드 승인 단말기를 각 업소에 무상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또 하반기 중 전용 휴대폰을 내놓고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KTF도 조만간 전용 휴대폰을 출시,올해 안에 50만대 정도를 보급하면서 연말까지 2만대의 카드 승인 단말기를 각 업소에 설치키로 했다. LG텔레콤도 올해 신용카드 정보를 내장한 휴대폰을 30만대 이상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처럼 업체들이 제각각 계획을 추진,중복 투자와 소비자 불편이 우려됨에 따라 정보통신부는 최근 수차례 회의를 갖고 기술 표준화를 추진했다. 그러나 업체들의 견해 차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정통부 관계자는 "SK텔레콤의 기술은 IC칩 기반이고 나머지 업체들은 마그네틱카드 기반으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호환이 이뤄지지 않아 표준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업체들간 합의는 요원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SK텔레콤은 1천억원을 들여 독자적으로 자금을 투입해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에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요구하고 있지만 KTF와 LG텔레콤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정통부는 현실적으로 합의안을 찾기 어렵다고 판단,차세대 지불기술의 표준화를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어 당분간 중복 투자에 따른 낭비가 우려된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