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도시들 경제효과 '미풍'

'1조∼2조원의 생산유발효과' 등 월드컵 관련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던 개최 도시들이 풀죽어 있다. 월드컵 폐막을 앞두고 이들 지자체는 '월드컵 특수'에 대한 부푼 기대를 접고 경기장과 시설 투자비 회수방안을 짜내는데 골몰하는 모습이다. 월드컵 예선전 3경기를 치른 부산시는 당초 3만2천명의 외국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5월30일∼6월6일 61개 호텔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실제론 2만명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외화 획득도 기대 이하였다. 시는 월드컵을 통해 2천1백76만달러의 외화 획득을 기대했으나 절반 수준에 만족해야 할 전망이다. 제주시도 마찬가지. 지난 1∼20일 내국인 16만4백21명, 외국인 2만4천4백27명 등 모두 18만4천8백48명이 방문, 방문객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오히려 16.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철남 숙박업협회 서귀포 지부장은 "50여군데 일반호텔과 여관 등이 월드컵을 앞두고 3천만∼1억원씩을 투자해 에어컨을 교체하는 등 시설을 개.보수했지만 예약률은 20∼30%를 밑돌아 엄청난 손해를 봤다"고 말했다. 예선전 3게임과 3,4위전이 열리는 대구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1인당 평균 48만원씩,모두 4백80억원 가량을 쓰고 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외국관람객 수가 예상보다 적어 이들의 지출규모를 30%가량 낮춰 잡았다. 중국 특수(特需)도 '미풍'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월드컵기간중 중국 관람객들의 배편을 위해 평택항과 다롄(大連), 칭다오(靑島) 등 2개 항을 연결하는 항로에 유람선을 주3회 운항했으나 2천7백명이 이용하는데 그쳤다. 당초 기대치인 1만명을 크게 밑도는 숫자다. 중국경기가 열린 광주와 서귀포도 각각 1만∼2만여명의 중국인 관광객을 예상했으나 중국의 16강 진출 좌절로 체류기간이 짧아짐에 따라 대목을 보지 못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월드컵을 계기로 도시를 외국인에게 널리 알리고 경기장과 도로개설을 비롯한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했다는데 만족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경제연구소 김형구 박사는 "단순히 경기장 건설 등에 투입된 돈을 근거로 산업연관분석을 통해 막연히 유발효과를 추정했기 때문에 기대에 못미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사전에 치밀한 계획 아래 관광, 레저.스포츠용품, 특산품 판매 등 다각적인 수입증대를 위한 준비를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사회부 종합 so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