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1유로, 120엔 붕괴 '눈앞'

달러화 가치가 급락,유로화에 대해 유로당 1달러 직전까지 떨어졌다. 또 엔화에 대해서도 달러당 1백20엔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26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유로 엔 등 주요 통화에 대해 급락세를 지속했다. 달러화는 이날 유로당 0.9983달러로 '1달러=1유로'의 등가수준에 육박했다. 엔화에 대해서는 일본은행의 시장개입에도 불구하고 1백20.10엔선까지 추락,1백20엔 붕괴는 시간문제가 됐다. 일본은행은 이날 오후 달러화 가치가 1백20.18엔으로 떨어지자 시장개입에 들어갔지만 효과는 일시적이었다. 시장개입 직후 달러화는 1백21엔대로 회복됐지만 곧 다시 1백20엔선으로 밀려났다. 미경제 불안으로 미증시가 폭락한 것이 이날 달러가치 하락의 최대 원인이었다. 또 이날 G8정상회담에서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의 "달러화 가치는 시장이 결정한다"는 발언이 달러약세를 용인하겠다는 의미로 비쳐져 달러화의 낙폭이 커졌다는 게 외환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이같은 '강한 달러'정책을 포기할 수 도 있다는 미국의 정책변화 가능성은 최근의 달러약세의 부차적인 요인에 불과하다. 무엇보다도 미국의 불안한 경제기조에 의해 달러가치가 흔들리고 있다. 우선 미 기업들 실적 악화가 이어져 뉴욕증시의 하락세가 멈출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25일 나스닥지수는 1,424.01로 1,400선이 위태롭고 다우지수도 9,126.82로 9,000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엔론 사태 이후 불거진 부실회계도 25일 월드콤의 30억달러 분식에서 드러나 듯 그 악몽이 가시지 않고 달러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문제는 이런 악재들이 서로 악순환의 고리로 작용,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투자자들의 기업회계 관행에 대한 불신은 기업 실적발표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켜 주가폭락을 야기하고,이는 환차손을 우려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달러매도로 이어지고 있다. 결국 달러매도는 다시 증시를 위축시켜 한 단계 높은 달러매도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뱅크원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앤서니 천은 "뉴욕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하는 등 세계금융시장이 불안한 가운데 달러화 가치가 계속 곤두박질친다면 세계경제가 불황에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