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긴급진단] 거래소, 700부근 바닥...'투매'할때 아니다

26일 증시는 투매가 투매를 부르는 악순환 현상을 보였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지난해 9·11테러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올들어 상승분을 다 까먹었다. 이날 폭락세에 대해 증권업계는 무엇보다 미국증시 불안 등에 따른 심리적 요인이 컸다고 분석한다. 그 결과 '사자'세력이 자취를 감춰 버린 상황에서 기관의 로스컷(Loss Cut:손절매) 매물이 쏟아지자 주가가 맥없이 주저앉았다는 것. 전문가들은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에 이상징후가 발견되지 않은 데다 한 차례 투매가 나온 만큼 저점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주가 전망=안효문 선에셋투자자문 대표는 "수급구조를 볼 때 기관의 로스컷 매물이 어느 정도 정리됐으며 개인들까지 투매에 동참한 만큼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 참여자들이 악재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면서 "당분간 주가 변동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투매가 절정에 이른 만큼 시세 복원력도 예상 외로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현 장세는 바닥을 만들어가고 있는 막바지 국면"이라고 말했다. ◆투자전략=홍 부장은 "현금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조금 멀리 내다보고 낙폭과대 우량주를 30%씩 분할매수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미 주식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은 투매에 동참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최영권 동양투신 주식팀장은 "조정폭이 예상 외로 깊었던 만큼 강한 반등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6월 결산 법인의 주식매도세가 끝나는 이달 말을 전후해 저점매수에 나서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투신사를 제외한 모든 금융회사들이 일제히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향후 변수=공황상태로 빠져든 투자심리가 안정을 찾으려면 무엇보다 미국증시의 바닥 확인이 전제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홍 부장은 "우리 시장뿐만 아니라 전세계 모든 증시가 나스닥지수의 전저점 지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증시가 전저점이 무너질 경우 한국증시의 추가 하락도 배제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최 팀장은 "기관의 로스컷매물이 추가로 나올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안효문 대표는 "외국인이 이날 소폭이나마 저가매수에 나선 것은 다소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고 지적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