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표정] 브라질 승리자축 '삼바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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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월드컵 준결승에서 브라질이 터키를 1-0으로 꺾고 3회 연속 결승에 오르자 브라질 전역은 삼바 축제를 방불케하는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대형 TV로 경기를 지켜 보던 리우데자네이루 시민들은 경기가 끝나자 "5번째 우승, 5번째 우승"을 외치며 폭죽을 터뜨렸고 플라스틱 트럼펫을 불거나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승리의 기쁨을 즐겼다.
한 시민은 "경고 누적으로 오늘 벤치에 앉아있었던 호나우디뉴가 결승에 뛸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자국팀이 호나우두 히바우두 호나우디뉴의 "3R"편대로 독일을 꺾고 월드컵 정상에 오르기를 기원했다.
이날 브라질의 주요 도시의 광장 등에서는 이른 아침(현지시간) TV중계를 통해 경기를 지켜본 시민들이 일제히 몰려나와 승리를 축하하는 깃발로 홍수를 이뤘고 삼바 북 소리가 울려퍼졌다.
.터키 국민은 터키대표팀이 브라질에 져 결승 진출이 좌절된 데 대해 아쉬움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선전을 격려했다.
이날 터키에서는 경기 시작 몇 시간 전부터 이스탄불과 수도 앙카라의 거리마다 빨간색과 흰색 옷을 입은 인파로 가득했다.
킥오프 휘슬이 울리자 이스탄불의 타크심 광장에 모인 축구 팬들은 소리를 죽인채 대형 스피커를 통해 중계되는 경기에 귀를 기울였고 결국 0-1 패배로 경기가 끝나자 안타까움에 흐느꼈다.
하지만 패배의 아쉬움은 곧바로 48년만에 출전한 월드컵 본선에서 4강 진출을 달성한 선수들을 격려하는 환호에 파묻혔다.
위미트 오즈베이(24.엔지니어)씨는 "경제가 좋지 않은데 월드컵에서 승승장구한 대표팀이 잠시나마 국민에게 행복을 안겼다"며 "이겼으면 좋았겠지만 이제는 생활로 돌아와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영국의 일간 데일리텔레그래프는 지난 25일 열린 한국과 독일간 준결승에서 스위스 주심이 독일선수들의 반칙을 묵인하는 등 독일에 유리한 판정을 내렸다고 26일 지적했다.
이 신문은 전반 12분 한국팀이 완벽하게 합리적으로 코너킥을 이끌어냈으나 스위스 주심과 부심들은 이를 묵살했고 26분에는 토머스 링케가 백태클을 시도했는데도 휘슬을 불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스트라이커 황선홍은 카르스텐 라멜로브를 악의없이 수비했는데도 2차례나 반칙선언을 받았고 득점 기회에서도 어이없는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오는 30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거행되는 월드컵 결승전에 참석할 것이라고 독일 일간지 디 벨트가 2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독일이 한국을 누르고 결승에 진출함에 따라 슈뢰더 총리가 결승전에 참석해 직접 독일 대표 선수들을 격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기민,기사당 연합의 총리 후보인 에드문트 슈토이버 기사당 당수도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월드컵 결승전에 참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언론은 26일 한국 월드컵팀의 독일전 패배 소식을 사진을 곁들여 상세히 보도하면서 "한국 신화가 이제 끝났다"고 애석해 했다.
스포츠지인 소비에트스키 스포르트는 1면 전면에 결승골을 터트리고 환호하는 독일 발라크 선수의 사진을 싣고 "발라크가 한국 개미들을 죽여 수많은 아시아인들의 기대를 꺾었다"고 썼다.
신문은 또 "히딩크,이제 금의환향할 수 있다"는 제목의 2면 기사에서 "한국팀을 부랑자에서 왕자로 변신시킨 히딩크는 이제 화려한 모습으로 고향에 돌아갈 수있게 됐다"면서 "히딩크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는 3,4위전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에 한국 올림픽팀 감독을 맡았던 아나톨리 비쇼베츠 감독은 신문 기고문에서 "어제 경기는 독일이 아니라 한국이 주도했다"면서 "한국팀이 결승에 올랐어야 했다"고 한국팀 패배를 안타까워 했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