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신약개발이다] 新藥 코리아...세계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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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신약출시의 원년으로 삼자.'
국내 제약사들이 급변하는 국내외 시장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신약개발에 온힘을 쏟고있다.
그동안 국내 제약사들은 선진 업체가 개발한 신약을 모방하는데 급급했다.
그러나 의약분업후 오리지널 신약으로 무장한 다국적 제약사들이 신약들을 무차별적으로 들여오면서 국내 제약시장을 장악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의약분업 이후 다국적 제약사가 국내 신약시장을 휩쓸고 있다.
의약분업 이전만 하더라도 다국적 제약사가 국내로 직접 들여온 신약은 전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올들어서는 상황이 역전됐다.
국내에서 허가된 신약의 75% 가량이 다국적 제약사에서 들여온 것이다.
국내 제약사들이 다국적 제약사에 맞서 안방시장을 지키기 위해 신약개발에 앞장서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국적 제약사에 비해 연구개발(R&D) 투자여력과 인프라가 취약한 국내 제약사들로선 새로운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글로벌 R&D 네트워크 구축이 키워드 =미국 릴리사의 제약담당 수석 부사장인 존 렉라이터 박사는 최근 국내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 참석, "한국이 신약개발에 성공하려면 산.학.연의 지속적인 R&D 협력을 갖추는 것과 함께 세계적인 파트너 업체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도 이같은 지적에 공감한다.
이상기 바이오홀딩스 사장도 "신약개발에 평균 14.2년의 기간과 8억달러의 비용이 드는 것을 고려할 때 국내의 한 기업이 대규모 R&D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따라서 주요 원천기술은 기업간 전략적 제휴나 인수합병(M&A), 라이선싱 공유 등 R&D 네트워크를 통해 공동 해결하고 나머지 단기간에 획득하기 힘든 기술은 전략적인 아웃소싱을 통해 획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형 제약사인 화이자의 경우 '비아그라'를 출시할 당시 임상시험의 50% 이상을 아웃소싱함으로써 개발기간을 4년으로 단축시켰고 미국 치매치료제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아리셉트'도 에이사이사와 공동개발을 통해 성공시킨 제품이라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신약개발연구조합이 국내 제약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상업체의 97%가 R&D 아웃소싱의 필요성을 공감했고 기술도입(22%), 기술제휴(16%), 공동연구(15%)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 신약출시에 도전 =국내 기업들은 최근들어 국내외 벤처기업 및 연구기관,제약사 등과 활발한 제휴를 통해 신약개발 프로젝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따라 올해부터는 세계시장에서 주목받는 신약이 잇따라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미 지난 2000년 SK케미칼의 백금착제 항암제가 국산신약 1호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대웅제약의 당뇨성족부궤양치료제 이지에프외용액이 바이오신약 1호로 등록됐다.
또 동화약품의 간암치료제 DWH-166HC(상품명 밀리칸)와 중외제약의 퀴놀론계 항생제 Q-35(상품명 큐록신정)가 신약허가를 받았다.
올해에는 동아제약의 위점막보호제 DA-9601와 혈액암치료제 DA-125가 3상을 마치고 신약허가를 받을 전망이다.
특히 DA-9601은 쑥성분에서 추출한 점막보호형 위장관치료제로서 생약추출물이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LGCI가 독자기술로 개발에 성공한 신규 퀴놀론계 항생제 팩티브도 올해안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승인을 받기 위해 재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LGCI는 이미 지난해 신약허가를 신청했다가 보류된 바 있다.
LGCI측은 미국 파트너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과 제휴관계가 끝남에 따라 올해중 독자적으로 재신청을 추진중이다.
또 오는 2003년에는 동아제약의 비마약성진통제 DA-1238과 유한양행의 간장질환치료제 YH-439, 위궤양치료제 YH-1885, 부광약품의 B형간염치료제 L-FMAU 등이 신약으로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